트럼프 2기 고관세 정책은 미국 경제에 역효과를 가져올 게 분명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이 주요 경제학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트럼프의 관세는 미국 물가를 0.5~2.5% 정도 끌어올릴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연방 금리도 예상보다 높은 3.5%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다.
미 연준으로서는 내년에도 기준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로 인해 1년 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1% 하락한다는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연구도 나왔다.
특히 미국의 농업과 광업 부문의 GDP 타격이 1.5%라는 시나리오다.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토마토나 아보카도 등 채소와 과일 가격 상승이 소비와 관련 일자리에 타격을 준다는 논리다.
트럼프 관세 피해를 가장 많이 볼 멕시코의 2027년 GDP도 3.8% 더 하락할 전망이다. 캐나다의 GDP 감소율 1.2%의 3배 수준이다.
두 나라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자동차 생산은 10% 이상 줄어들게 된다. 트럼프 1기 당시 멕시코와 캐나다의 미국 수출이 크게 늘었던 것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중국의 GDP도 0.3% 감소할 전망이다. 미·중 간 상품 무역이 전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6%에서 2024년 7월 기준 2.6%로 줄었다. 같은 기간 친미 국가와 친중 국가 간 상품 무역 비중도 16%에서 13%로 낮아졌다.
트럼프 관세로 이익을 보는 나라도 있다. 미·중 진영에 속하지 않는 인도·베트남·브라질·아랍에미리트(UAE) 등이다.
고관세 부과 국가를 피해 제조 기지 이전 혜택을 볼 지역은 남반구다. 포스트 트럼프 시대에 거대한 시장으로 부상할 남반구 국가와의 대인 네트워크나 정보 축적에 힘써야 할 시기다.
전 세계 상품과 서비스 수출 규모는 GDP의 20%에 불과하다. 진행 중인 세계화를 트럼프가 막을 수도 없다. 한국도 대비 상황을 점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