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외환시장 안정이 기대됐지만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부 해소됐지만 환율 안정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연방준비제도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 대외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새 기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거래일 주간 종가(1435.0원)보다 3.80원 오른 1438.80원에 거래 중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4일 오전 2시 1435.20원에 야간 거래를 마쳤다. 이후 이날 저녁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탄핵안 통과 후 첫 거래일인 16일에는 1431.0원에 개장해 17일 오전 2시 1436.0원에 마감했다. 탄핵안 국회 통과에도 불구하고 이틀 연속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환율 안정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2차 계엄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하게 됐지만 헌재 판단에 따라 아직 직무에 복귀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 한덕수 권한대행 체제가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12·3 계엄사태 이전에도 환율이 1400원대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계없이 환율이 당분간 상승 곡선을 그릴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가 있었던 지난 3일 원·달러 환율은 1405.5원으로 개장해 1400~1410원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오후 10시 30분 계엄 선포로 갑자기 급등한 환율은 1440원대에 진입했지만, 국회에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1420원대로 내려왔다.
계엄·탄핵 등 정치적 요인을 제외해도 환율이 1300원대로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결국 미국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등 대외 변수를 고려하면 원·달러 환율 1400원대가 '뉴노멀'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7~18일(현지 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정책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연준이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이후 금리 경로에 대해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발언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에 내년 하반기까지 강달러 기조를 피하기 힘들어졌다는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회의 탄핵 결정으로 정치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된 것이 하락 압력이지만 이후 FOMC 회의 결과 등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충분하다"면서 "이번 주 원·달러 환율 밴드는 1410~1460원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성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sh12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