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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계, 관세·무역 정책 비판 시작...트럼프, 대기업 CEO들과 긴급 회동

그동안 비판 자제해온 경제계 태도 변화...트럼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연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세 정책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3일(현지 시각)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세 정책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경제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파장을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원들과 11일 긴급 회동하고, 기업 측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미 산업 전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미 경제계가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계는 관세 부과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인플레이션 재상승, 경제 성장 둔화 등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회원인 100여 명의 대기업 CEO들을 대상으로 연설했다. 여기에는 애플, JP모건체이스, 골드만삭스, 씨티그룹, 웰스파고, 월마트 등의 CEO가 포함돼 있다.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은 미국 경제 부문을 대표하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 200명 이상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들 CEO와 직접 만난 뒤 관세 정책 진로를 변경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가 오래되고 심각한 관세를 내리지 않으면 4월 2일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대폭 올릴 것"이라며 “나는 상무부 장관에게 캐나다에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추가해 50%로 할 것을 지시했고, 이 조치는 12일부터 시행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을 둘러싼 혼란과 주가 하락, 물가 재상승 움직임 등이 단기적인 고통이라며 올해 내 미국 경제가 일시적으로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주요 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오다 미국 경제의 진로에 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델타항공이 경기 침체 우려로 여행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매출과 이익 전망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델타항공은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는 전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는 않지만, 소비자 신뢰가 내려갔다”며 “레저 비즈니스 고객 모두 예약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관세 정책을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 소비자와 기업의 우려로 국내 항공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했던 전미자영업연맹(NFIB)도 미국 경제 상황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NFIB가 이날 발표한 2월 소기업 낙관지수는 100.7로 전월보다 2.1포인트 하락했다. 소기업 낙관지수의 51년 평균 수치는 98로 여전히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인 수준이지만, 최근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야후파이낸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해 왔던 자영업자들이 불안감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미국 소기업 낙관지수는 2022년 3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통화 정책을 시행한 이후 88에서 93포인트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101.7로 올랐고, 지난해 말 105.1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들어 두 달째 내려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부과했다가 다시 조정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 기업들 사이에 불안감을 초래했다고 로이터가 짚었다. NFIB 설문 조사에 따르면 관세 영향으로 평균 판매가를 인상한 사업체의 비중이 지난달 10포인트 급증해 2021년 4월 이후 가장 큰 폭인 32%를 기록했다. 특히 금융, 도매, 농업, 소매, 건설 및 제조업에서 가격 인상이 예고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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