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글로벌 증시가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인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으나 미국이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희박하고, 소프트 랜딩(연착륙) 코스로 가고 있다고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경제학 교수가 6일(현지시각) 밝혔다.
손 교수는 글로벌이코노믹에 “지난달 중순까지 미국 경제가 순차 침체(rolling recession)의 마지막 단계에 진입함에 따라 경기 침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지만, 이제 소프트 랜딩할 확률이 가장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미국 경제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위축될 조짐이 있어 이것이 마지막 우려 사항으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아이폰·감자칩·빅맥 등의 소비가 줄어들어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그럼에도 소비가 경기 침체를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7월 고용 보고서를 보면 11만4000개의 신규 일자리 중에서 45%가 헬스케어 분야에서 나왔고, 이 분야 고용과 지출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헬스케어 이외의 서비스 분야도 경기 사이클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고, 이것이 경제 성장을 안정적으로 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택과 제조업 분야는 순차 침체의 마지막 단계에 이미 이르렀고, 또 한 차례의 좌절을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손 교수가 설명했다.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 21만5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미국의 7월 실업률은 4.3%로 6월(4.1%)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이는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6%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미국의 경기가 애초 예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로 식어가고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손 교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를 억제하지도, 부양하지도 않는 중립금리 수준이 약 4%인 것으로 추정되고, 현재 기준금리인 5.25~5.5%는 이보다 높다”면서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금리 수준이 너무 오랫동안 너무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8월과 10월에는 열리지 않기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준이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폭을 0.5%포인트로 올릴 가능성이 75%가량에 달했다”고 지적했다. 손 교수는 “연준이 0.5%포인트 금리 인하 조처를 단행하면 패닉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금융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 하방 모멘텀이 지속되면 연준이 11월과 12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연준이 경기 침체를 피하면서 금리를 내리면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보면 연준이 금리를 내릴 때 주가는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더 일찍,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낮출 것이고, 이렇게 되면 경제 활동 위축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순차 침체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순차 침체는 하나의 부문이 경기 침체에 빠지면 그 영향이 경제의 다른 부문으로 순차적으로 옮겨가는 침체 양상을 뜻한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