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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맞은 스위스 대통령, 美 워싱턴으로 날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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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산 수입품에 대해 39%의 고율 관세를 전격 부과하면서 스위스 정부가 자국 수출산업을 지키기 위해 막판 협상에 나섰다.

5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측과 긴급 회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에는 기 파르믈랭 경제부 장관도 동행했으며 스위스 정부는 “단기간에 미국 측과 회담을 추진하고 관세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스위스와의 협상이 결렬된 직후 전격적으로 39%의 관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인터뷰에서 “그는 착했지만 말은 듣지 않으려 했다”며 “스위스는 사실상 아무런 관세도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잃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스위스는 올해 상반기 미국과의 상품 무역에서 480억 달러(약 64조3300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자국 전체 수출의 약 5분의 1이 미국으로 향한다. 수출 품목은 시계, 초콜릿, 제약, 정밀기계 등이 중심이다.

스위스 정부는 자국의 무역흑자가 ‘불공정 무역’ 때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월부터는 자발적으로 산업재 관세를 전면 폐지해 미국산 제품의 99% 이상이 무관세로 수입되고 있으며 네슬레·로슈·노바티스 등 자국 주요 기업이 미국 내 일자리 40만개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관세가 현 수준으로 유지될 경우 스위스는 지난달 미국과 15% 관세에 합의한 유럽연합(EU)보다 경쟁력에서 밀리게 된다. 영국은 10%, 일본과 한국은 각각 15% 관세를 적용받는다.

이에 따라 스위스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와 대미 투자 확대 등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시하는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EU는 미국산 에너지 제품 7500억 달러(약 1006조7000억 원)어치를 구매하고 6000억 달러(약 805조3000억 원)를 투자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켈러-주터 대통령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 후 미국에 1500억 달러(약 201조3000억 원)를 투자하고 EU보다 낮은 관세율을 보장받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최종 합의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 UBS 글로벌 자산운용 주식본부장은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과의 협상 타결로 관세율이 15% 수준으로 낮아지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의 39% 관세가 장기간 유지된다면 스위스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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