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뒤늦게 대응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번 경기 둔화에도 뒷북을 치면서 금리 인하가 가팔라질 것이라는 예상도 강화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17~18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일반적인 0.25%포인트 대신 0.5%포인트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기 시작했다.
경기 둔화
미 경기 둔화 우려는 시간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31일 FOMC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경착륙 우려는 과장됐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의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동향은 이런 우려에 기름을 부었다.
7월 신규 취업자 수는 11만4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18만5000명에 크게 못 미쳤다.
또 실업률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3월 3.8%에서 4월 3.9%, 5월 4%를 기록한 실업률은 6월 4.1%로 4%를 넘어섰고, 7월에는 4.3%로 더 뛰었다. 2021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앞서 1일 발표된 미국의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 수 역시 24만9000명으로 1주일 사이 1만4000명 급증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노동 시장 둔화 흐름이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 역시 위축돼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제조업 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인 46.8로 떨어졌다. 제조업 활동이 기준치 50을 계속 밑돌고 있다는 뜻으로 경기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0.5%포인트 인하가 대세
시장에서는 이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무게를 싣기 시작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그룹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다음달 18일 FOMC 회의를 마치면서 0.5%포인트 금리 인하를 결정할 확률이 71.5%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주일 전 11.5%, 2일 고용보고서 발표 전 22%로 가능성이 조금 있다고 봤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0.5%포인트 인하를 사실상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대신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8%에서 28.5%로 대폭 하락했다.
올해 전체 금리 인하 전망도 강화되고 있다.
올해 연준이 모두 0.75%포인트를 내릴 것이란 전망은 10.5%에 그친 반면 1.00%포인트를 인하할 것이란 예상은 41.4%로 뛰었다.
1.25%포인트를 내릴 것이란 전망도 40.5%에 이르렀다. 1.25%포인트는 0.5%포인트 금리 인하 두 번에 0.25%포인트 금리 인하 한 번이 섞인 것이다.
9월과 11월, 12월 세 차례 남은 FOMC에서 연준이 모두 금리를 내리되 금리 인하 폭도 평상시의 2배인 0.5%포인트로 대거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이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세 번 모두 0.5%포인트씩 모두 1.50%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1일 '제로'에서 이날 7.6%로 높아졌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