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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관세 칼날, 인도를 겨누다...협상 돌파구는 모디의 결심

러시아 원유 막히자 미·인 무역 협상도 벼랑 끝…‘상징적 승리’ 내건 트럼프, 농업 개방 놓고 모디의 고민 깊어져
트럼프의 위협에 대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주요 정유업체들은 지난주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했다고 소식통이 로이터에 말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트럼프의 위협에 대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인도의 주요 정유업체들은 지난주 러시아산 석유 구매를 중단했다고 소식통이 로이터에 말했다. 사진=로이터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중단하지 않으면 관세를 더 올리겠다고 위협하면서 미·인 무역 협상이 막혔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5(현재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인도는 경제와 전략적으로 미국과 무역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경제 규모가 작은 파키스탄과 베트남 등이 미국과 유리한 협정을 먼저 맺으면서 뒤처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인도는 트럼프 행정부와 조기 협상에 나섰으나 최종 타결에는 실패했다. 관세 인상 조치는 인도가 수출하는 보석, 섬유, 의류, 원유 정제 등 산업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약품 산업도 위험한 상황이다. 미국 경제 매체들은 이번 조치로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최대 0.3%포인트 낮출 수 있다고 분석한다. 경쟁국인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베트남이 이미 미국과 우호적인 무역 조건을 확보해 인도의 제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인도와 파키스탄 휴전이 본인 덕분이라고 주장하지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외부 영향 없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카네기재단의 밀란 바이슈나브 연구원은 인도가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점이 대통령 마음에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 국내 정치·농업 문제로 협상 난항…모디 정부, 양보 카드 마련 분주


인도 정부는 이번 협상의 핵심이 경제가 아니라 정치적·개인적인 문제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현지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징적인 승리를 줘야만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오는 10월 비하르 주 선거 등 국내 정치 상황을 고려해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인 양국은 2030년까지 무역 규모를 연간 5000억 달러(6955000억 원)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인도는 미국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고 미국산 천연가스 수입도 확대해 2024년 기준 457억 달러(635600억 원)인 무역 흑자를 줄일 계획이다. 특히 미국산 의약품에 대한 10% 관세를 없애거나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강력히 요구하는 인도 농업 부문 개방은 쉽지 않다. 인도 노동력의 약 44%가 농업에 종사하는 데다, 2020~2021년 대규모 농민 시위로 농업 개혁이 좌초한 전력이 있어서다. 허드슨연구소의 아파르나 판데 연구원은 모디 총리가 비하르 주 선거 이후 농업 부문에서 일정 부분 양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다른 분야에서는 양보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도는 미국산 의약품 관세 인하, 미국산 액화천연가스 수입 확대, 방산 장비 추가 구매 등을 협상 카드로 고려하고 있다. 모디 총리는 지난 2월 미국 방문 때 재블린 대전차 미사일과 스트라이커 장갑차, P-8I 해상 초계기 구매 계획을 발표하며 협상에 선제 대응하는 모습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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