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쿼터제도 시도…美 의지 확고"
韓, 현지 제철소 건립·가동 빨라야 2029년
US스틸 인수한 日 대비 관세여파 클까 우려
2028년까지는 고부가·저탄소 기술로 '승부수'
韓, 현지 제철소 건립·가동 빨라야 2029년
US스틸 인수한 日 대비 관세여파 클까 우려
2028년까지는 고부가·저탄소 기술로 '승부수'

6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업계는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제품에 50% 고율 관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이뤄진 한·미 무역 협상을 통해 상호관세와 자동차 관세는 각각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철강 관세는 기존 수준을 유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우리 측은 대미 수출 무관세 쿼터라도 해보고 싶었다"면서 "이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얘기했는데 아쉽게도 반영을 못 했다. 철강 분야는 미국 입장이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50%로 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철강제품 관세가 50%로 유지됨에 따라 철강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수출 감소와 현지의 가격 경쟁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로 지난 3월부터 부과된 철강 관세로 인해 한국 철강제품의 미국 수출은 감소세다. 전미철강협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철강제품은 145만t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4.4% 줄었다.
업계는 미국 시장 내 K-철강의 입지가 흔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경쟁사들과 달리 현지 생산 거점 마련이 늦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미 루이지애나주에 연간 생산량 270만t 규모로 전기로 제철소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포스코도 지분투자 형식으로 참여한다. 하지만 완공 일자는 4년 뒤인 2029년 1분기다. 시장에선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일본은 일본제철이 지난 6월 US스틸 인수를 마무리하며 미국 현지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신규 제철소 건설 계획도 검토 중이다. 룩셈부르크 본사의 글로벌 철강사 아르셀로미탈 역시 미국 앨라배마주 캘버트에 전기로 제철소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부가가치 강종 확대를 통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포스코가 최근 LNG 설비용 강재로 수주 성과를 낸 고망간강, 현대제철의 자동차 강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저탄소 전기로와 수소 환원 제철 상용화를 위한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명예교수는 "미국 철강 관세 50%는 주요 경쟁국인 일본·유럽연합(EU)보다 한국에 상대적 약점이 될 것이므로 가격 대비 성능 비율(가성비) 이외에도 차별화된 고급강 영역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 역시 "미국 철강 시장에서 고율 관세 기조가 이어지면서 결국 고부가가치 강종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보강하는 노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정희·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