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공군 "성능·전략 미부합"…자국산 개발 우선
라팔·F-15EX 등 각축전…'검증된 기종'과 경쟁서 밀려
라팔·F-15EX 등 각축전…'검증된 기종'과 경쟁서 밀려

최근 일부 외신들은 8월 초부터 인도 공군이 4.5세대 전투기인 KF-21을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들은 KF-21의 경쟁력 있는 가격과 성능 개량 가능성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국방 정책과 들어맞을 수 있다는 점을 배경으로 꼽았다.
하지만 인도 공군 고위 관계자는 이런 주장을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KF-21은 인도의 국방 조달 전략과 맞지 않고, 한국 정부나 KAI로부터 어떤 공식 제안이나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인도 공군 역시 이 기종에 관심을 보이거나 평가에 포함한 적이 없다"고 못 박았다.
◇ 27조원 시장, '자주국방' 앞세워 문턱 높여
현재 인도가 진행하는 다목적 전투기(MRFA) 사업은 새 전투기 114대를 도입하는 대형 사업으로, 규모만 200억 달러(약 27조 원)를 웃돈다. 인도는 이 사업을 직도입과 기술 이전을 통한 국내 생산을 함께하는 방식으로 추진한다. 현재 이 사업 후보로는 프랑스 다쏘의 라팔, 미국 보잉의 F-15EX, 스웨덴 사브의 그리펜 E, 러시아의 Su-35 같은 검증된 국제 기종들이 우선 평가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도 정부는 국방 분야에서 '자주국방' 기조를 최우선에 두고 자국산 무기 개발과 생산을 힘껏 장려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경전투기 '테자스(Tejas)'와 개발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AMCA'가 대표적이다. 이런 배경에서 세계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해외 전투기를 새로 도입하는 것은 인도의 전략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 '신생 기종'의 한계…검증된 플랫폼에 밀려
KF-21이 고려 대상에서 처음부터 제외된 배경에는 기종 자체의 한계와 인도의 국방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고 디펜스 인디아는 전했다. KF-21은 2022년 첫 시험비행을 마쳤지만 아직 양산이나 실전 배치를 하지 않은 '신생 기종'이다. 여기에 자국산 무기 개발에 힘을 쏟는 인도의 확고한 정책 기조가 더해지며 KF-21이 설 자리를 잃었다.
성능이 입증된 기종과의 경쟁, 그리고 자국산 항공기 개발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은 인도에게 KF-21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기 어려웠던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