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는 달러가 글로벌 경제를 경기 침체로 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쌓이는 경제의 불확실성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달러를 사들임에 따라 달러화가 1월 이후 약 7%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 강세는 보통 수출할 때 도움이 되지만 지금은 각 나라의 수입 가격을 상승시켜 안그래도 상승하고 있는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 수출 활성화를 위해 낮은 통화가치를 추구하던 각국 중앙은행들이 사태가 심각해지기 시작하자 이번에는 자국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달러 강세는 특히 신흥 경제국에게 매우 위험하다. 신흥 경제국은 통화 약세를 허용하거나, 하락을 완화하기 위해 개입하거나 아니면 외환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 금리를 인상해야 된다. 이 모든 정책은 안그래도 경제 기반이 취약한 신흥국에게 부담이 된다.
전문가들은 현재 전 세계 국가들이 낮은 인플레이션이 특징이었던 2007~2009년 금융위기 기간의 외환정책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율정책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코로나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그리고 중국의 봉쇄 등이 연쇄적으로 작용해 시작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고 있다. 글로벌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을 잡으려 금리를 인상하고 달러화 강세에 개입해 안정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신흥국들, 특히 달러표시 부채 비중이 높은 신흥국들은 달러화 강세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달러 가치가 급등하기 전에도 저소득 국가들의 약 60%가 이미 심각한 부채 부담을 안고 있었다. 이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며 이런 국가들의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
선진국도 피해를 입고 있다. 지난 주 유로화는 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스위스 프랑도 약세를 보였으며 홍콩 통화당국은 페그화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개입했다. 일본의 엔화도 최근 20년 최저치에 도달했다.
스코티아은행의 튤리 맥쿨리 아시아 경제 대표는 "연준의 빠른 금리 인상이 전 세계 다른 많은 경제에 골칫거리를 안겨주고 있으며 이는 외환 유출과 통화 약세를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협회(IIF)의 조사에 따르면 유럽이 경기 침체에 빠지고 중국의 성장이 급격히 둔화되고 미국 금융 상황이 위축되면서 올해 글로벌 성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글로벌 성장률은 2021년의 절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IIF에 따르면 올해 4월에만 신흥 경제 증권에서 40억 달러(약 5조1380억 원)가 유출되었으며 신흥 시장 통화는 폭락했다. 신흥 아시아 채권은 올해 7% 하락했다.
노무라 홀딩스의 글로벌 시장 조사 책임자인 롭 서브바라만(Rob Subbaraman)은 "긴축적인 미국 통화 정책은 나머지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캐나다 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의 앨빈 탄 전략가는 "최근 위안화 의 급격한 약세는 연준의 정책보다 중국의 경제 전망 악화와 더 관련이 있지만 확실히 그건 달러 상승으로부터 아시아 통화를 보호하는 방패를 쪼개 지난달 아시아 통화의 급격한 약세를 촉진했다"고 답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