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 분야에 대한 직접 보조금 지급과 배터리 분야에 대한 대출을 승인했다. 지원을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집권 전 이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업계의 북미 사업 전망이 밝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기업들 중 마지막으로 미 정부의 반도체보조금 지급을 확정받았다. 미 정부는 전날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47억4500만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하루전 SK하이닉스도 미 정부로부터 4억5800만달러의 보조금 지원을 확정받았다. 이로써 국내 반도체기업들은 미 정부로부터 보조금 지급을 보장받게 됐다.
보조금 수령 여부는 국내 반도체기업들의 불안요소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반도체 보조금 지원책에 반대하는 입장인 만큼 보조금 수령을 위해서는 바이든 정부의 지원금 확정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TSMC와 마이크론 등이 잇따라 보조금지원을 확정받는 동안 국내기업들은 이름을 올리지 못해 보조금 수령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되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종료 한달여를 앞두고 보조금 지급을 확정받으면서 이러한 리스크에서 벗어난 셈이다.
배터리 업계도 미 정부의 대출 승인으로 숨통이 트였다. SK온과 포드의 합작법인인 블루오벌SK는 최근 미 정부에 신청한 정책 지원 자금 대출 승인을 받았다. 규모는 96억3000만달러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스타플러스에너지도 75억4000만달러 규모 대출 지원을 확정받았다.
이번 금융지원은 미 에너지부(DOE)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ATVM은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수준의 저리로 자동차와 관련 부품 제조 사업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한다.
이번 자금 확보로 국내 업계는 북미 생산 거점 확보를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들은 현지에 공장을 짓고 있다. SK온은 포드와 켄터키주 1~2공장, 테네시 공장 등 3개의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와 스텔란티스는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 2곳을 건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지급 확정으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전 불안요소를 줄일 수 있게 됐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관세 정책을 강화해도 현지 공장을 건설한 만큼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