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강세를 보이는 SK하이닉스가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AI 기술 흐름에 빠르게 대응한 SK하이닉스의 전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3분기 7조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반도체(DS)부문에서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를 추월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에서 1조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감안해도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넘어섰다는데 이견이 없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실적이 떨어지는 주요 배경으로는 HBM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분야는 메모리 반도체로 전세계 1, 2위를 다투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HBM분야에선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를 수성중이다.
이는 양사 매출 중 HBM이 차지하는 비중에서도 드러난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전체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대를 넘어섰다”고 밝힌 반면 삼성전자는 “최신 제품인 HBM3E의 매출 비중이 전체 HBM매출에서 10% 초중반 수준까지 증가했다”고만 밝혀 구체적인 비중을 밝히지 않았다.
SK하이닉스가 전세계 AI칩셋 시장의 8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중이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퀄테스트(품질검증) 중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SK하이닉스보다 낮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매출에서 HBM 비중 여부는 양사 매출에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4분기 IT·PC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레거시(범용) D램 가격이 전분기 대비 0~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HBM 가격은 8~13% 인상될 전망이다. HBM매출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가 더 큰 매출 증가폭을 기록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주요 고객사 퀄테스트 과정상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유의미한 진전을 확보하면서 4분기 중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업계는 주요 고객사가 엔비디아일 것으로 추정하면서 4분기 삼성전자의 HBM 공급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D램은 중국 기업들의 공급이 많아지면서 가격상승추세가 둔화되고 있다”면서 “HBM은 가격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업들이 HBM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