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외국인 투자, 中 전체 0.1%까지 하락
폭스바겐· BASF 등 글로벌 기업들 대거 철수
터키·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투자로 대체
폭스바겐· BASF 등 글로벌 기업들 대거 철수
터키·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투자로 대체

저널에 따르면 약 10년 전 서구 기업들은 중국 서부 저개발 지역인 신장에 대한 베이징의 투자 요청에 응했으나, 현재 이러한 프로젝트 대부분이 중단되거나 매각됐다. 신장자치구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2021년 중국 전체 투자액의 0.1%까지 하락했다가 2023년에는 2013년과 동일한 0.4% 수준으로 소폭 반등했다.
한때 활발히 운영되던 신장의 수도 우루무치에 있는 폭스바겐 공장 부지는 올해 초 매각된 상태였다. 투툰허 경제개발구에 위치한 이 공장은 입구에서 합작 파트너였던 SAIC 모터의 이름이 지워진 채 방치되어 있었다.
지난 몇 년간 신장자치구는 위구르족과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중국의 탄압 정책으로 국제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신장은 중국 국토의 1/6을 차지하며 약 2,600만 명(중국 인구의 약 2%)이 거주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위구르족에 대한 대규모 구금과 감시를 종교적 극단주의와 테러리즘 척결을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하지만, 서구에서는 소수민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으로 비판받고 있다.
2022년부터 시행된 미국의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은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상원의원 시절 지지했던 법안으로, 사실상 신장에서 생산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게 되었다. 2020년 중국은 루비오의 위구르족 구금 시설 비판에 대응해 그의 중국 입국을 금지했다.
코헨 그룹의 수석 고문이자 전 주중 미국상공회의소 의장인 윌리엄 자릿은 "신장은 투자할 곳이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곳에서 프로젝트를 입찰하거나 시장에 판매하는 것조차 금지선이 되었다"고 말했다.
중국은 또한 신장을 정부 간 갈등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속에 캘빈 클라인과 타미 힐피거 등 유명 의류 브랜드를 소유한 미국 글로벌 의류 기업인 PVH를 신장산 면화 불매 이유로 '불신임 기업 목록'에 등재했다. 이에 PVH 측은 '모든 관련 법규를 준수하고 있으며, 이 문제의 긍정적 해결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반응했다.
서구 기업의 신장 철수는 대표적으로 다음과 같다. 2012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과 중국 총리 원자바오가 축하했던 폭스바겐의 우루무치 공장은 지난해 11월 국영 자동차 검사 업체에 매각되었다. 독일 화학기업 BASF는 신장 내 두 공장을 매각 중이며, 프랑스 에어리퀴드의 프로젝트는 실행 전 취소되었다. 미국 피바디 에너지는 2014년 이후 신장 프로젝트에 대한 언급을 중단했다.
물론 서구 기업들의 철수에도 불구하고, 일부 기업들은 여전히 신장에서 제한적으로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 2021년에 오픈한 쇼룸을 운영 중이며, 코카콜라와 합작사의 병입 공장도 가동되고 있다. 포드, 도요타, 메르세데스 등도 우루무치에 공식 대리점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불합리한 조치는 본질적으로 신장의 번영과 안정을 훼손하고, 중국의 발전을 봉쇄하며, 국제 무역 규칙과 시장 질서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신장 고위 관리는 지난 1월 미국의 제재로 100개 이상의 현지 기업이 타격을 받고 해고가 발생했다고 언급했다.
한편, 신장에 대한 서구 기업의 수가 감소하는 동안, 카자흐스탄과 터키 기업들은 2021년 기준 수십 개의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중국은 신장 투자를 위해 중앙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으며, 투툰허 경제개발구는 중앙아시아 잠재 투자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이 지역은 카자흐스탄 상공회의소와 협력 각서를 체결했으며, 지난 1월에는 우즈베키스탄 관리들이 현지 중국 기업들과 기술 및 인재 교류 협력 협정을 맺었다.
2023년 신장 지역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6억 8,100만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투자의 구성이 크게 변화했다. 과거 폭스바겐, BASF 등 서구 기업들이 주도했던 투자가 인권 문제로 철수한 반면, 최근에는 카자흐스탄·터키 등 중앙아시아 국가 기업들의 투자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이는 신장의 자원과 지리적 가치는 여전히 높게 평가받고 있으나, 투자 주체의 지리적·정치적 성격이 변화했음을 의미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