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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중국 경제...'소매판매 4% 성장' 평가 분분

미국 관세 압박 속 내수 확대 전략 가시화 '긍정적' 호평
실업률 5.4% 2년 만에 최고치...산업생산 5.9%로 둔화
2025년 2월 27일,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고객들이 가방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5년 2월 27일, 중국 베이징의 한 매장에서 고객들이 가방을 쇼핑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국의 무역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중국이 내수 소비 확대에 주력하며 소매판매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7(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소매판매는 올해 1-2월 기간 전년 동기 대비 4.0%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123.7% 증가보다 높은 수치로, 2024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시장 분석가들의 예상치인 4.0%와 일치하는 결과다.

이러한 소비 증가는 8일간 이어진 음력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지출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중국 영화 시장은 애니메이션 히트작 '나자 2(Nezha 2)'의 흥행으로 기록적인 수익을 올렸다. 이는 중국 정부의 내수 진작 정책이 일부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면 실업률은 상승하고 공장 생산량은 둔화되면서 미국의 새로운 관세 부과 위협 속에서 중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을 보여주고 있다. 2월 도시 조사 기반 실업률은 5.4%로 상승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Pinpoint Asset Management)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지웨이 장(Zhiwei Zhang)"중국 수출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피해는 향후 몇 달 동안 무역 데이터에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단계에서는 지급준비율(RRR)이나 금리를 인하하여 통화정책을 완화해야 할 긴급성이 없다""정책입안자들이 무역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금리를 인하하기 전에 몇 달을 기다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산업생산은 1-2월 기간 전년 동기 대비 5.9% 성장했으나, 이는 지난해 12월의 6.2% 성장에서 둔화된 수치다. 다만 시장 예상치인 5.3% 상승보다는 높았다. 음력 설 연휴 기간 동안 공장들이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두 달 중 한 달에 해당하는 음력 설 휴일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1월과 2월 데이터를 통합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를 포함한 고정자산 투자는 같은 기간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으며, 이는 3.6% 증가를 예상했던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수치다. 2024년에는 3.2% 성장했던 것과 비교해 개선된 모습이다.

그러나 부동산 섹터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투자는 202410.6% 하락한 데 이어, 올해 첫 두 달 동안 전년 동기 대비 9.8% 하락했다.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국내 주택시장이 안정 조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들은 올해 내수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의 관세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은 2025년까지 "5%"라는 경제 성장 목표를 유지하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수출 압박, 미지근한 가계 수요, 장기화되는 부동산 위기를 감안할 때 이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달 초 열린 연례 국회에서 중국 지도자들은 경제에 대한 재정 및 통화 지원 강화를 약속했으며, 특히 국내 소비 촉진에 중점을 두었다. 중국 정부는 최근 3000억 위안(415억 달러) 규모의 가전제품 및 전기차 등 소비재 교체 지원 계획을 확대했다.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conomist Intelligence Unit)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티안첸 쉬(Tianchen Xu)"소매 판매 성장이 양호했으며, 이는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판매를 지원하는 보조금의 중요한 역할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자동차 판매가 이미 첫 두 달 동안 하락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러한 계획의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가통계국 데이터에 따르면 가전제품 및 오디오-비주얼 기기 판매는 10.9% 증가했으나, 이는 지난해 12월의 39.3% 급증에 비해 크게 둔화된 수치다. 반면, 외식 수입은 설 연휴 특수에 힘입어 4.3% 증가했으며, 이는 12월의 2.7% 상승보다 개선된 결과다.

중국은 지난 17일 소비 진작을 위한 "특별 행동 계획"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주민 소득 증대 및 보육 보조금 제도 수립 등의 조치가 포함되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가 약하다는 것을 인정했으며, 중국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 인하와 같은 조치를 통해 유동성을 충분히 유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2024년 초반부터 하락세를 보였으나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회복되어 2025년 초에는 성장세가 확대됐다. 반면 산업 생산은 전반적으로 5~6%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2024년 말부터 증가세가 약간 둔화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중국 경제가 제조업 중심에서 내수 소비 주도형으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중국 이코노미스트 지춘 황(Zichun Huang)은 "향후 몇 달 동안 회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역풍을 감안할 때 단기적인 개선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난해 말 수출업체들의 선행 주문으로 인한 부양책이 가라앉았고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악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을 수 있다""1-2월 활동 데이터와 3월 초의 고빈도 추적기는 20244분기 대비 1분기의 순차 국내총생산(GDP) 성장 모멘텀이 완만하게 둔화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분석했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지난 170.2% 상승 마감했으며, 중국 위안화는 달러 대비 안정세를 보였다. 이는 시장이 소매판매 증가와 산업생산 둔화라는 혼재된 경제 데이터를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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