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일 뉴욕권거래소에 따르면,테슬라가 일본계 금융사 미즈호가 판매 부진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515달러에서 430달러로 하향 조정한 후폭풍을 맞았다. 미즈호 애널리스트 비제이 라케시는 이날 분석노트에서 1월에 이어 테슬라의 2월 판매 실적도 저조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테슬라는 유럽,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지속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역풍을 맞았다는 것이다.
라케시는 특히 테슬라 기가팩토리가 있는 중국과 독일의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추산했다. 라케시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달 판매가 중국에서 49%, 독일에서 76%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는 상하이, 독일에는 베를린 인근 그륀하이데에 테슬라 생산기지가 있다. 라케시는 독일이 유럽 자동차 시장을 좌우하는 곳이라면서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라케시는 테슬라가 고전하고 있는 이유로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는 브랜드 인식 추락, 중국에서는 경쟁 심화를 들었다. 테슬라는 지정학적 긴장, 예상보다 저조한 모델Y 개량모델 수요 부진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테슬라는 외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뒤 분위기가 급반전하고 있다.
테슬라는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보낸 서한에서 테슬라가 외국의 보복관세로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외국의 맞춤형 보복 공격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머스크는 정부효율부(DOGE) 수장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면서 특히 외국에 밉상이 됐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인텔이 최첨단 공정을 이용한 첫 중앙처리장치(CPU)를 내년 1월 공식 출시한다. 인텔은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제품 설명회에서 노트북용 CPU '팬더 레이크'(Panther Lake)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칩은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인텔의 차세대 노트북용 CPU로, 최첨단 공정인 1.8나노를 통해 생산되는 첫 제품이다. 1.8나노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양산 중인 3나노 보다 앞선 공정이다.
인텔은 이 새로운 CPU를 내년 1월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당초 예정된 올해 말보다 다소 늦춰진 것이지만, 1.8나노 가동이 수율 문제 등으로 내년 중반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진 것보다는 빠른 수준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달 초 소식통을 인용해 1.8나노 공정을 통한 인텔의 칩 생산이 2026년 중반까지 연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반도체 기업은 1.8나노 공정에 대해 자신들의 요구에 맞게 칩 생산이 가능한지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인텔 새 최고경영자(CEO)인 립부 탄은 파운드리 부문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해 성과를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립부 탄은 CEO로 임명된 후 칩 설계 부문과 분리돼 있는 파운드리를 세계적 수준으로 회복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대규모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엔비디아와 구글과 같은 잠재 고객이 사용하기 쉽도록 인텔의 칩 제조 프로세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인텔은 궁극적으로는 엔비디아와 같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AI 칩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 CEO 임명 소식이 전해지면서 15% 급등했던 인텔 주가는 이날 뉴욕 증시에서 경영 정상화 기대감에 다시 7%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증시는 3월 셋째 주 첫 거래일을 혼조세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주 말 모처럼 동반 급반등세로 마감했다. 미국 소비심리지수가 두 달 연속 급락하며 2022년 11월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으나, 주가가 저점에 가깝다는 인식에 저가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됐다. S&P500지수는 조정 영역에서 빠져나왔고 나스닥지수는 고점 대비 낙폭을 좁혔다. 그러나 S&P500 월간 낙폭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다우지수 주간 낙폭은 2023년 이후 가장 컸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지난 2월 미국의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2% 증가한 7277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1% 증가하며 직전월 수치(3.9%증가)보다 둔화했다. 소매판매는 최근의 소비심리 위축세를 재확인시켰다. 하지만 자동차 부문을 제외한 소매판매는 직전월 대비 0.3%,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베센트 미국 장관은 전날 NBC방송의 일요 시사 대담 프로그램 '미트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 최근 증시 약세에 대해 "건강하고 정상적인 조정이다. 위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35년간 투자업계에서 일했다. 현재 시장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며 트럼프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좋은 조세 정책과 규제 완화 정책, 에너지 안보를 추진하고 있고, 이에 따라 시장은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자신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M7)은 이날 다시 약세 전환했다. 마이크로소프트만 보합세, 엔비디아·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다. 테슬라 낙폭이 크다. 엔비디아 주가는 1%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2025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GTC)를 개막한다. 오는 21일까지 닷새 일정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어떤 발언을 할 지에 관심이 쏠려있다. 넷플릭스는 리서치업체 모펫네이선슨이 수익 증가를 기대하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Buy)로 업그레이드 한 후 주가가 4% 이상 뛰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가 비벡 아리아는 최근 "엔비디아가 기대에 부합하는 매력적인 업데이트를 발표할 것"이라며 "특히 블랙웰 울트라의 추론 모델에 초점을 맞춘 업그레이드, 2026년 이후 출시될 루빈, 확장성을 개선한 차세대 네트워킹, 자율주행차, 물리적 AI, 로봇 및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의 장기적 기회를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