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1 8300만·블록2 1억1200만 달러…가격 투명성으로 틈새시장 정조준
완전한 5세대기는 아니지만, 성숙한 일정과 확장성으로 틈새 강자 부상
완전한 5세대기는 아니지만, 성숙한 일정과 확장성으로 틈새 강자 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대한민국이 KF-21 보라매의 양산 가격과 단계별 전력화 구상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전투기 시장의 시선이 다시 경남 사천으로 쏠리고 있다. 폴란드 방산 전문매체 포르탈 오브론니(Portal Obronny)는 6일(현지 시각) KF-21이 F-35의 정면 대체재라기보다, 5세대기 도입이 예산·정치적으로 쉽지 않은 국가들을 겨냥한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25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천 본사에서 첫 양산기가 공개됐으며, 한국 공군은 오는 9월부터 KF-21을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F-35보다 낮은 가격에 높은 자율성…'가성비 전투기'의 역설
KF-21 블록1은 약 8300만 달러, 블록2는 약 1억1200만 달러로 제시됐다. 블록1이 공중우세형이라면, 블록2는 지상·해상 정밀타격 능력이 추가된 다목적형이다. KF-21의 가격 전략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저렴하기 때문만이 아니다. F-35A는 최근 기체 단가만 놓고 보면 8000만~9000만 달러 선까지 내려왔지만, 엔진·군수지원 패키지를 포함한 실제 도입 비용과 유지비 부담은 여전히 만만치 않다. 이런 맥락에서 KF-21은 'F-35의 대체재'가 아니라 'F-35 아래 가격대에서 성능과 확장성을 동시에 노리는 기체'로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
한국형 공급망 비중이 65%를 넘는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산 체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운용 여지가 크다는 의미로, 도입국 입장에서는 부품 조달의 안정성과 정치적 독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는 논리로 이어진다.
블록1·2·3 단계 진화…'성숙도'가 최대 무기
KF-21의 경쟁력은 단계적 발전 로드맵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블록1은 AESA 레이더, 공대공 무장 통합, 데이터링크와 자기방어 체계에 중점을 둔 공중우세형이다. 블록2는 정밀유도 타격과 대함·대지 타격 무장 통합, 로열 윙맨형 무인기 연동 개념까지 포함한 다목적형으로 설정돼 있다. 이후 블록3 또는 KF-21EX는 내부무장창 등을 통해 저피탐 성능을 한층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거론된다. 다만 현재 양산형이 완전한 의미의 5세대 전투기라고 보기는 어렵다. '지금 당장 도입 가능한 고성능 4.5세대+급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때 KF-21의 시장성이 오히려 더 선명해진다.
3월 25일 공개된 첫 양산기는 한국 방산사에서 상징성이 큰 이정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첨단 항공기술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고, 공군 실전배치는 9월부터 시작된다. KF-21이 아직 개발 중인 개념기가 아니라 실제 전력화 단계에 진입한 프로그램이라는 점은, 시험 단계에 머물고 있는 튀르키예 KAAN과 비교할 때 가장 뚜렷한 강점으로 꼽힌다.
수출 시장 포지셔닝도 뚜렷하다. KF-21은 서구 고가 전투기와 러시아제 불확실성 사이에서 틈새를 파고드는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UAE의 관심과 시험비행 사례가 이미 알려져 있으며, 유럽과 중동 일부 국가들의 탐색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 Su-57은 서방 제재와 생산성·공급망 신뢰 문제가 약점으로 부각되고, 튀르키예 KAAN은 일정과 가격에서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KF-21의 수출 방정식은 단순하다. F-35를 살 수 없는 나라만 노리는 것도, 러시아제 대체 시장만 겨냥하는 것도 아니다. 충분히 현대적이면서도 도입 가능한 가격, 향후 업그레이드와 기술 이전까지 기대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는 묶음 경쟁력이 핵심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