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출하 1억 5000만대에도 ‘성장 둔화’ 신호
특허·HBM發 원가 충격 겹치며 수요 정체… “기술 중심 모델이 승기”
특허·HBM發 원가 충격 겹치며 수요 정체… “기술 중심 모델이 승기”
이미지 확대보기6일(현지시각) 전문 매체 OLED-인포 보도에 따르면 BOE는 최근 투자자 소통 행사에서 2025년 플렉서블 AMOLED 패널 출하량이 약 1억5000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8% 증가에 그쳤으며,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중국식 물량 성장 모델이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조금 한계·특허 장벽… ‘양적 성장’의 균열
BOE가 직접 지목한 부진의 핵심 원인은 특허 리스크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구축한 OLED 발광층 구조와 LTPO(저온다결정산화물) 구동 기술 관련 특허망이 사실상 산업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특허 장벽은 단순한 법적 분쟁을 넘어 사업 확장 자체를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BOE는 일부 프리미엄 고객사 공급망 진입 과정에서 제약을 받거나, 로열티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훼손되는 이중 압박에 직면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IT용 OLED 시장 확대 과정에서도 기술 신뢰성과 특허 리스크가 동시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중국 정부 보조금 정책 역시 한계를 드러냈다. 지원이 중저가 스마트폰에 집중되면서 고부가가치 플렉서블 OLED 수요를 견인하는 데는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결과적으로 BOE는 물량 확대에 성공했지만, 수익성과 기술 경쟁력 확보에는 실패한 구조에 직면했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 격차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 둔화 국면에서는 생산량이 아니라 특허와 기술이 이익을 결정한다”며 “한국 업체가 구조적으로 유리한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AI 메모리 쇼크… 스마트폰 부품 구조 ‘재편’
OLED 시장 둔화의 또 다른 변수는 메모리 가격 상승이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에 따른 HBM(고대역폭메모리) 공급 부족이 일반 D램 가격까지 끌어올리며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가 부담을 급격히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은 비용 구조를 재조정하는 과정에서 OLED 패널 채택 비중을 줄이거나 사양을 낮추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이 스마트폰 부품 생태계를 재편하며 디스플레이 수요를 간접적으로 압박하는 ‘연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플렉서블 OLED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5년 6억6800만대에서 2026년 6억7500만대로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사실상 성장 정체 국면이다. 스마트폰 혁신 둔화와 교체 주기 장기화, 부품 가격 상승이 동시에 작용하며 OLED 시장 역시 성숙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T OLED ‘탈출구’… 그러나 더 높은 기술 장벽
BOE는 돌파구로 노트북·태블릿 등 IT용 OLED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은 스마트폰보다 훨씬 높은 기술 장벽을 요구한다.
대형 패널은 사용 시간이 길고 발열 관리가 까다로워 ‘번인’ 억제와 저전력 구동 기술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발광층을 이중으로 쌓아 수명과 밝기를 동시에 확보하는 ‘투 스택 탠덤’ 구조, 그리고 안정적인 수율 확보 능력이 시장 진입의 관건이다.
현재까지는 이 분야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기술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IT OLED는 단순한 생산 확대가 아니라 공정·재료·구동 기술이 결합된 종합 기술 산업”이라며 “후발주자가 단기간 내 격차를 좁히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2026년은 생존 게임”… 한·중 모델 정면 충돌
시장의 시선은 2026년에 쏠리고 있다. 수요 정체와 공급 과잉, 기술 격차가 동시에 맞물리며 산업 전반이 ‘치킨게임’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물량 중심의 중국식 성장 모델과 기술·특허 기반의 한국식 모델 간 정면 충돌”로 규정한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생존이 어려워진 환경에서 원가 절감과 기술 차별화를 동시에 달성한 기업만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향후 OLED 시장 주도권을 가늠할 핵심 변수는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글로벌 프리미엄 스마트폰 공급망 내 BOE 점유율 변화다. 이는 특허 리스크 해소 여부와 기술 신뢰도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지표다.
둘째, HBM을 중심으로 한 메모리 가격 흐름이다. 메모리 단가 안정 여부가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가 구조를 좌우하며 OLED 채택률 회복의 선행 지표로 작용할 전망이다.
셋째, 8.6세대 IT OLED 라인의 수율 경쟁이다. 대면적 패널에서 누가 먼저 안정적인 생산성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노트북·태블릿 시장의 표준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OLED 산업은 더 이상 고성장 산업이 아니라 기술력과 비용 구조로 승부가 갈리는 성숙 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며 “2026년은 누가 시장에 남고 누가 탈락할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