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29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대표 항공사인 에어차이나가 지난 금요일 국영 항공기 제조업체인 중국 상업용 항공기 공사(COMAC)가 자체 개발한 상업용 항공기 C919를 오는 2031년까지 100대를 구매하는 대형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인 계약 비용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에어차이나는 당초 제시된 총 108억 달러(약 14조8700억 원)에서 ‘다소 큰 가격 할인’이 논의됐다고 전했다.
SCMP는 항공업계 전문 분석가의 말을 인용해 COMAC이 이번 계약으로 향후 수년에 걸친 공급 물량을 따냄으로써 갓 출범한 민항기 제조 사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은 물론, 향후 신규 투자 및 더 많은 구매를 유치할 기회를 얻었다고 전했다.
에어차이나는 해외 60개 노선을 포함해 전 세계에 196개 취항지를 갖춘 중국을 대표하는 항공사다. SCMP는 에어차이나가 자국산 비행기 C919를 100대나 구매하기로 한 것은 각종 안전 문제로 주요 구매처였던 보잉의 평판이 무너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어차이나 같은 대형 항공사가 스스로 C919를 도입하고 대규모로 운용함으로써 동급 기종의 신규 구매를 고려하는 해외의 다른 항공사들에 좋은 선전효과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미국 항공 규제 당국은 보잉 항공기에서 잇따라 안전 관련 사고가 발생하면서 보잉의 주력 기종인 737 맥스 기종의 생산 확대를 금지했다. 그에 따라 해당 기종을 주문한 항공사들은 대규모 비행기 인도 지연 상황에 처하게 됐다.
보잉과 시장을 양분하는 에어버스도 최근 공급망 문제로 인해 올해 인도 예정이었던 일부 물량을 내년인 2025년으로 연기했다.
이에 보잉의 737시리즈 및 에어버스의 A320 시리즈에 대응하는 중국의 C919가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리스 머피 크루즈 무디스 애널리스트 부국장은 “에어차이나의 주문으로 COMA의 전반적인 사업이 더욱 탄탄해지고 미래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라며 “COMAC의 생산량이 급증하고, 에어버스와 보잉의 주문 잔고를 고려하면 이후 다른 항공사들도 COMAC의 항공기를 주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비용 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의 항공사들이 중국산 C919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COMAC도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C919가 중국 외 지역에서 받은 항공 안전 인증의 수가 부족하고, 그에 따른 안전 및 신뢰성 여부가 이 기종의 해외 진출의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산업 데이터 플랫폼 OAG 애비에이션의 아시아 책임자 마유르 파텔(Mayur Patel)은 “다른 나라의 항공사들이 구형 항공기를 단계적으로 폐기하고 있는 만큼, (중국산 항공기에 대해) 비용과 신뢰성 및 나머지 항공기와의 호환성 측면에서 어떤 성능을 보이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다만 C919의 중국 외 지역 인증 부족과 그에 따른 안전 우려는 현재 보잉과 에어버스의 시장 과점을 깨뜨리는 것을 느리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