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네덜란드, 미국의 '中 반도체 제재' 동참한다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생산 능력을 억제하기 위해 일본과 네덜란드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에 동참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7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소식통은 “미국,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 임원은 워싱턴DC에서 대중 반도체 수출 제한 조치에 대해 협상했으며 관련 협상은 미국 시간 27일에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과 일본·네덜란드가 협상하고 있는 조치는 아직 발표할 계획이 없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당국은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에 대한 수출 규제를 강화할 것이며 이에 따라 ASML은 일부 심자외선(DUV) 리소그래피를 중국에 판매하지 못할 것이다. DUV 리소그래피는 일부 반도체 생산에 매우 중요한 장비이기 때문에 확보하지 못할 경우 생산라인을 구축할 수 없다.

ASML은 지난 2019년부터 네덜란드 정부의 불허로 첨단 반도체 생산 핵심 장비인 극자외선(EUV) 리소그래피를 중국으로 수출하지 못했으나 구세대 장비인 DUV 리소그래피는 중국으로 수출할 수 있다.

ASML이 중국에 판매한 반도체 장비는 DUV 리소그래피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대중 수출이 총매출에서 차지한 비중은 14~15%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당국도 니콘에 비슷한 제한을 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지난해 10월 미국과 해외 반도체 업체들이 중국 인공지능(AI) 혹은 슈퍼컴퓨터 기술 개발에 참여한 중국 고객사에게 첨단 반도체 장비를 제공하는 대중 반도체 수출 금지령을 내렸다.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도를 높이기 위해 미국은 반도체 장비 제조국인 일본과 네덜란드에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더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그러나 미국 장비 제조업체는 “조 바이든 정부의 일방적인 행동으로 인해 해외 경쟁사들은 반도체 장비의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고, 중국 군사 발전을 억제하려는 목적을 훼손했다”고 말하면서 불만을 제기했다.

중국에 반도체 제조 장비를 판매한 도쿄일렉트론은 일본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동참 소식에 주가가 1% 하락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의 주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SMIC 주가 하락 폭은 2.1%로 확대됐고, 화훙반도체의 하락 폭은 1.5%에 달했다.

또 역외 위안화 환율은 0.1% 떨어졌다.

피오나 림 외환전략가는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동참하는 행보는 미중 기술전쟁이 심각해져 위안화 심리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있는 중국은 지난해 12월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는 등 반격에 나섰고, 이를 통해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를 뒤집을 계획이다.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반도체 제조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면 자체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vxqha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