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아이메시지(iMessage)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아이폰에 업계 표준 메시지 기술인 ‘RCS’를 도입한다.
10일(현지 시각) WCCFtech 등 IT전문매체들은 애플이 이날 막을 올린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WWDC) 2024 행사에서 자사의 아이폰용 차세대 운영체제 ‘iOS 18’에 RCS를 채택하고, 이를 기본 통신 프로토콜(전송방식)로 사용할 것이라 밝혔다고 전했다.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업계 표준으로 채택한 RCS(Rich Communication Service)는 기존 휴대폰에서 사용 중인 문자메시지 전송용 프로토콜인 SMS(단문 메시지 서비스·1세대) 및 MMS(멀티미디어 메시지 서비스·2세대)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3세대 메시징 프로토콜 기술이다.
RCS를 이용하면 기존 SMS 및 MMS보다 장문의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음은 물론, 고용량 파일도 메시지에 첨부해 보낼 수 있다. 특히 기존 SMS/MMS로는 불가능하고 카카오톡 등 전문 메신저 앱에서나 가능했던 ‘단체방’ 등을 만들어 동시에 여러 명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상대방이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읽었는지 여부도 확인할 수도 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 판매 중인 대다수 안드로이드 기반 최신 스마트폰은 RCS를 지원한다. 하지만 애플은 현재 가장 최신 운영체제인 ‘iOS 17’까지 RCS를 지원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애플이 RCS와 비슷한 기능을 지원하는 독자 규격 ‘아이메시지’를 제공해 왔기 때문이다.
아이메시지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Mac) 등 애플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암호화를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사용은 물론 접근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일부 10대~20대 아이폰 사용자들이 아이메시지로만 메시지를 주고받고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차별하고 따돌리는 소위 ‘아이메시지 왕따’ 이슈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의 규제당국과 경쟁사들은 애플을 상대로 아이메시지 플랫폼을 개방하거나 RCS를 정식 도입하도록 압력을 가해왔다. 애플 역시 이를 일부 수용해 올해 말까지 자사 제품에 RCS 도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애플이 iOS 18부터 RCS를 정식 도입하고, 이를 기본 프로토콜로 지정하게 되면서 안드로이드 폰 사용자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 발생하는 각종 오류 등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아이메시지 왕따’ 같은 사회적인 문제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한국의 경우, 통신 3사를 주축으로 국제 표준 RCS와 호환되지 않는 독자적인 RCS 규격을 사용하고 있어 애플이 RCS를 도입하더라도 안드로이드-아이폰 간 문자 메시지 호환 문제가 당장 해결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