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복 관세에 맞서 초강경 대응 선언

이번 조치는 미중 무역 갈등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지속적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더 이상 경제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으며, 세계 경제사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또한, "현재 관세율로는 더 이상 미국산 상품을 중국으로 수입할 시장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미국 정부가 계속해서 중국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다면 베이징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에 앞서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사실상 145%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행정명령을 통해 베이징에 대한 상호 관세가 125%로 인상되었고, 여기에 지난 2월과 3월에 부과된 펜타닐 관련 관세 20%가 추가된 결과다.
이번 중국의 초강경 대응에 대해 핀포인트 자산운용의 지웨이 장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로 양국 간 관세 인상은 사실상 종식되었다"며, "양국 모두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했으며, 더 이상 관세를 인상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다음 단계는 양국 경제 활동에 대한 피해를 평가하는 것"이라며, "양국 정부가 협상을 시작하고 글로벌 공급망의 큰 혼란을 피할 것이라는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전의 보복 조치와 달리, 중국은 이번에는 추가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하거나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더 많은 미국 기업을 추가하지 않았다. 이는 해당 기업들이 중국에서 운영하는 데 추가적인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CNBC에 따르면 최근의 긴장 고조에도 불구하고,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별도의 성명을 통해 "베이징은 미국과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할 의향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주부터 중국이 미국산 상품에 대한 보복 관세와 미국 기업에 대한 광범위한 제한으로 대응하면서 미중 무역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합의에 대한 기대는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관세를 84%로 인상한 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실제로 협상에 참여하려 하지 않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중국은 국제 무역 시스템에서 가장 큰 위반자이며, 이런 상황 악화는 결국 그들에게 손해"라고 비판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무역 긴장과 세계 경제 성장 둔화를 이유로 중국의 GDP 전망치를 4%로 낮췄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중국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에 불과하지만, 고용에는 여전히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에서 약 1천만 명에서 2천만 명의 근로자가 대미 수출 사업에 종사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은 미국이 계속해서 중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결연하게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회담에서 "관세 전쟁에는 승자가 없으며, 세계 질서에 반하는 행동은 오히려 고립만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무역, 투자, 기술 혁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