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타협 여지는 남겨둬, 다른 나라 우군으로 끌어들이기 경쟁도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무례한 태도를 근거로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한다"고 밝혔었다. 백악관은 이날 공개한 행정명령에서 중국에 대한 상호관세를 84%가 아닌 125%로 올린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에 맞서 미국이 애초 발표했던 상호관세 34%에 대응해 미국산 수입품에 34%의 관세를 부과했고, 미국이 다시 50%를 추가한 상호관세를 84%로 올림에 따라 중국도 84%의 맞불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중국에 대한 총 관세율이 145%라고 확인했으나 중국 측이 이를 기준으로 새로 관세율을 올리지는 않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90일 상호관세 부과 유예를 발표한 것은 중국을 고립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중국 하나만 표적으로 삼음으로써 중국과의 경쟁에서 다른 국가들의 협력을 구하면서 중국에 최대의 압력을 행사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이 매체가 짚었다.
중국은 관세 인상과 함께 미국 기업을 겨냥한 별도의 제재로 맞섰다. 중국은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약 60개의 미국 기업을 제재했고, 이번에 다시 18개 미국 방산업체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올렸다. 중국은 희토류 등에 대한 수출통제 조처도 단행했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미국산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상, 축산물 수입 중단, 미국 기업 대상 조사 등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미국 할리우드 영화 수입 규모도 축소한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영화국은 미국 영화 수입량을 적절히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 영화산업 보호를 위해 쿼터제를 통해 중국 내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 수를 제한한다.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8~9일 유럽연합(EU), 말레이시아의 무역 담당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미국 관세에 대한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10일 주최한 '중앙주변공작회의'에서는 주변국들과 운명 공동체를 구축하기 위해 전략적 상호 신뢰를 강화한다는 외교 방침을 밝혔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