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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머스크 동맹 나비효과] 3파전서 낙오된 인텔…삼성전자·TSMC, 파운드리 2파전 ‘본격화’

인텔, 가장 먼저 2nm 공정 도입 장담했지만 고객사 확보 실패…기술 개발 중
TSMC, 밀려드는 주문에 2분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하반기 2nm 양산 돌입
삼성전자, 테슬라 수주로 신뢰성↑…美 수요 TSMC 전부 감당 불가능한 만큼 분산 수혜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건설하고 있는 반도체 팹 전경.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테슬라의 인공지능(AI) 칩 생산 초장기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서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만의 TSMC가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었지만 삼성전자가 시장의 신뢰성을 회복한 만큼 2nm 공정에서 추격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인텔이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하면서 2nm 시장은 TSMC와 삼성전자의 양강 체제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1년 전 2nm 기술을 놓고 경쟁을 벌이던 대만 TSMC, 한국 삼성전자, 미국 인텔 등 글로벌 파운드리 3사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가장 먼저 2nm 기술 도입을 호언장담했던 인텔은 2nm 공정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최대 목표는 18A(1.8nm급) 공정의 대량 생산”이라면서 “14A(1.4nm급) 공정은 대형 외부 고객사와 협업 아래 처음부터 완전히 새로운 공정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인텔 파운드리가 고객사 확보에 실패하면서 사실상 인텔이 2nm 시장 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시장 1위인 TSMC는 밀려드는 주문에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61.8%나 증가한 22조 원에 이르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SMC의 2nm 공정에 제품을 주문한 고객사만 해도 애플을 비롯해 AMD·퀄컴·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 고객사들이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을 정도다. 사실상 독주 체제로 TSMC는 계획대로 2nm 양산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사진=TSMC이미지 확대보기
TSMC 미국 애리조나 반도체 파운드리 제1공장. 사진=TSMC

삼성전자도 2nm 공정에서 빅테크 고객사 확보에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전날 테슬라로부터 최소 165억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공급계약 소식이 알려지면서 2nm 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수주에 걸림돌이 됐던 2nm 공정에 대한 신뢰성을 사실상 테슬라가 공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박상욱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향후 8년 반 동안 최대 8250만 장의 테슬라용 AI 칩을 출하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테슬라가) 무인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자체 AI 서버 등 테슬라의 신규 사업 영역 확장에 따른 중장기 성장성을 감안하면 2033년까지 총 8250만 장 이상의 AI 칩이 사용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테슬라와의 추가 계약 가능성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 분위기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에 유리하고 돌아가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최근 한 방송에서 "TSMC 애리조나 공장은 현재 미국 전체 칩 수요의 7%까지밖에 생산할 수 없다"면서 파운드리 시설 부족을 우려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내에서 제품을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TSMC를 제외하고 삼성전자가 건설 중인 텍사스주 테일러 팹(Fab)이 사실상 유일한 대안인 셈이다.

가격 경쟁력도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장점이다. 업계는 TSMC의 2nm 웨이퍼 가격은 약 3만 달러 수준인 반면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웨이퍼 가격은 이보다 33% 할인된 2만 달러 수준으로 추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로부터 수주에 성공하면서 삼성전자의 2nm 공정 신뢰성이 상승한 측면이 있다”면서 “추가 수주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1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가 67.6%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 중이고, 삼성전자는 7.7%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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