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자동차 업체가 세계 최초로 반고체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EV)를 양산에 돌입한다. 완전한 고체 배터리는 아니지만 업계가 고대해온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상용화한 첫 사례다.
자동차 매체 오토블로그는 “중국 국영 자동차 브랜드 MG모터가 곧 출시할 전기 해치백 ‘MG4’에 반고체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며 차량 가격은 8만 위안(약 1500만 원)에서 12만 위안(약 1600만~260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MG모터는 중국 상하이 소재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인 SAIC의 승용차 브랜드다.
◇ 반고체 배터리, 고체배터리 상용화 전 단계로 주목
이번에 MG4에 탑재되는 ‘반고체 배터리’는 완전한 고체는 아니고 젤 형태의 전해질을 사용하는 중간 기술이다. 액체 전해질 함량이 10% 미만인 배터리를 일반적으로 ‘반고체’라고 부르는데 MG4의 경우 이 수치를 5%까지 줄였다는 설명이다.
MG 측은 이 배터리가 360도 관통 테스트를 통과했고 기존 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저온 환경에서 주행 가능 거리가 13.8% 더 길다고 밝혔다. 에너지 밀도는 킬로그램당 180Wh로 테슬라의 4680 리튬이온 셀(272Wh/kg)에는 못 미치지만 가격이 1만1000달러(약 1600만 원) 수준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 "고체배터리 기다릴 수 없다"…중국, 기술 격차 벌릴까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수년간 고체배터리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를 이어왔지만 제조 단가와 대량 생산의 어려움 때문에 상용화에 실패해왔다. 이번 MG의 반고체 기술은 그 중간 단계로서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오토블로그는 “MG 모터스는 완전한 고체배터리를 기다리는 대신 현실적 기술을 선택했다”며 “이 기술은 전기차 회의론자들이 지적해온 충전 시간, 에너지 밀도, 안전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토블로그는 또 “아이폰부터 칫솔까지 모든 기기에 고체배터리가 적용되기를 바란다는 요구는 오랫동안 있었지만, 여전히 ‘너무 비싸다’는 말만 되풀이되고 있다”며 “중국만이 반고체 기술이라는 중간 단계를 통해 실용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