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테일러 팹 가동 확대 현실화 주목
"이미 여러 빅테크가 노크했을 것"
'메모리+파운드리'가 삼성 강점
강점 극대화할 전략 마련 주문
"이미 여러 빅테크가 노크했을 것"
'메모리+파운드리'가 삼성 강점
강점 극대화할 전략 마련 주문

당장 이 회장은 테슬라 수주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 미국으로 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시행 D-2를 앞두고 우리 정부의 협상에 도움을 보태는 측면도 있지만, 미국 현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접촉을 통해 추가적인 잭팟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도체 칩 설계와 파운드리 모두 한다는 삼성전자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반도체 분야에서도 인수합병(M&A) 성과를 낼지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29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 테일러에 위치한 파운드리 공정 운영을 확대할 채비에 나설 전망이다. 테일러 1공장 건설을 맡은 삼성물산의 분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이 공장의 완공 예정 시기는 오는 10월이다. 추가 공사 등 여러 요인으로 완공 목표 시점이 지난해에서 밀렸지만, 이제는 더 늦추지 말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 빅테크 기업 테슬라에 2나노미터(㎚) 칩을 공급하는 사업을 수주한 데다 머스크 테슬라 CEO가 삼성과 협업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박남규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 파운드리가 저점을 지나갔다는 점을 확인하고, 미래 주문형 반도체(ASIC) 트렌드를 견인할 시작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테슬라가 고객사로 등장한 점에서 지난해부터 주요 빅테크들이 2나노 공정을 보유한 삼성 파운드리의 문을 두드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AI 반도체 칩 제작의 필수 공정인 2나노 공정에서 수율을 더 끌어올릴 기회”라면서 “안정적 수율 확보를 달성하면 삼성전자가 공격적 수주에 나설 토대를 마련해 파운드리 강자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이 지난 17일 사법 리스크를 완전히 탈피한 데 더해 파운드리 재기까지 겹치며 반도체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경영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최근 엑시노스 2500의 삼성 스마트폰 탑재와 Z폴드7·플립7의 기술 성과까지 더해 삼성전자의 실적 상승 기회가 다가온 것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파운드리에 관해 “갈망한다”는 표현으로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도 지난 23일 기자들에게 “재판에 대한 굴레에서 벗어나 죽기를 각오하는 공격적 경영”을 강조했다.
반도체 시스템 칩 설계와 파운드리를 모두 수행할 수 있다는 삼성전자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이 이 회장과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과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총 6건의 M&A를 단행하며 전자 사업에 접목할 다양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휴보를 개발한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냉난방공조(HVAC) 기업 플랙트가 대표적이다.
이 교수는 “파운드리 사업은 칩 생산뿐만 아니라 설계 수정 과정도 거쳐야 한다”면서 “기술 경쟁력이 우수한 팹리스 기업의 M&A가 삼성전자 LSI사업부와 파운드리 사업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메모리 내에서 연산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차세대 반도체 프로세스인메모리(PIM)는 메모리와 파운드리 간 긴밀한 협업이 중요하기 때문에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한 울타리 안에서 하는 삼성전자에 유리하다”고 전망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