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끝까지 싸울 것" 경고하며 보복관세 84% 추가...국제유가 3% 하락

파이낸셜타임스(FT) 11일 보도에 따르면, S&P500 지수는 3.5% 하락했으며 전일 9.5% 급등세에서 급격히 반전했다. 4월 들어 월스트리트의 벤치마크 주가 지수는 이미 6.1%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200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후 4.3% 하락했다. 통화시장에서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인덱스가 1.9% 하락했는데, 이는 미국 자산으로부터의 이탈로 일본 엔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나타났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무역 및 국내 재정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정책 혼란과 함께 주식시장의 여전히 큰 손실과 신뢰 하락을 감안할 때 미국이 경기 침체를 피하는 것을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도 "시장이 완전히 안전하다고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며 "일부 극단적 위험 상황은 줄어들었지만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히 매우 높으며 소비자와 기업 활동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현지시각)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국가에 대한 가파른 "호혜적" 관세를 90일 동안 중단한 후 급등했다. 이같은 상승세는 이번 주 금융 시스템의 기반인 29조 달러(약 4경2100조 원) 규모의 국채 시장으로 스며들었던 미국 시장의 과도한 매도세가 한숨 돌린 결과였다. 그러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45%까지 인상하고 10%의 보편적 관세를 유지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여전히 미국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국채는 11일 새로운 매도 압력에 직면했으며,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0.1%포인트 상승한 4.4%를 기록해 이번 주 고점 대비 약 0.1%포인트 하락했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TV로 중계되는 각료 회의를 개최하는 동안 큰 압박을 받았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시장 하락에 대한 질문을 받은 기자에게 "오늘은 특이한 점이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우리는 협상을 타결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들은 정말 오랜 기간 동안 우리나라를 이용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정 체결을 거부한다면 광범위한 상호 관세를 다시 가져올 준비가 되어 있다고 경고했다.
◇ 중국 보복관세 84% 추가 인상... 위안화 2007년 이후 최저치
중국은 11일 계획대로 미국에 대해 84%의 보복 관세를 추가로 부과해 미국 수입품에 대한 총 관세율을 100% 이상으로 늘렸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격화되고 있는 무역전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냈다. 중국 상무부는 "대화를 원한다면 문은 열려 있지만, 대화는 상호 존중에 기초해 동등한 입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며 "당신이 싸우고 싶다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다. 압박, 위협, 협박은 중국을 상대하는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위안화는 2007년 이래 최저 수준으로 약세를 보였는데, 이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점진적인 평가절하를 용인할 용의가 있다는 최신 신호로 해석된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 간의 무역전쟁 확대에 대한 두려움은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쳐 국제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3% 하락한 배럴당 62.33달러에 거래됐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배럴당 60.07달러에 거래됐는데, 애널리스트들은 이 가격이 미국의 풍부한 셰일 산업을 위협할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에 따르면,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무역 분쟁으로 인해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평균 관세가 134.7%로 상승했다. 예일 예산 연구소(Yale Budget Lab)의 별도 분석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현재 27%의 관세율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미국과 미국에 부과된 관세를 고려할 때 1903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더블라인의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빌 캠벨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과 목표에 대한 불확실성은 앞으로 몇 달과 몇 분기 동안 시장과 거시경제 전망을 둘러쌀 것"이라며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생산 시설을 유지 또는 이전할 위치와 같은 전략적 문제와 관련하여 비즈니스 의사 결정이 복잡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무역 분쟁이 단기적인 시장 변동성을 넘어 장기적인 글로벌 경제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의 심화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인플레이션 압력 상승, 기업 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소비자 물가 상승과 경제 성장 둔화로 나타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모두 물러서지 않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무역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이번 관세 전쟁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해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며, 특히 미국의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성장 유지라는 두 가지 목표가 관세 정책으로 인해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FT는 전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