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러화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주요 교역국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유예하면서 전일 급반등했으나 분위기는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되돌아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총 145%로 인상한 가운데 경기 침체 우려와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달러화 약세를 견인했다.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이날 1.5% 하락하며 2022년 이후 최대 일일 하락 폭을 기록했다.
TD 증권의 자야티 바라드와지 통화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중국에 대한 새로운 관세 부과 여파로 안전한 피난처로 떠나려는 움직임이 다시 확산했다"면서 "달러는 미국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연준에 대한 금리 인하 요구가 커지면서 하락했고, 미국 주식에서 다른 글로벌 시장으로 이동하려는 전반적인 흐름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달러화는 일본 엔화 대비 2% 하락한 144.795엔에 거래됐고, 스위스 프랑에 대해서는 3.6% 하락한 0.82635프랑을 기록했다.
달러화는 이달 들어 스위스 프랑에 대해 6.5% 가까이 하락했고, 엔화에 대해서는 3.46% 내렸다. 특히 스위스 프랑에 대한 달러화의 이날 일일 하락 폭은 지난 2015년 1월 이후 10년여 만에 가장 컸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브래드 벡텔 글로벌 외환 책임자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하며 스위스 프랑화가 상승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자산운용사들이 프랑화와 엔화를 위험 헤지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2023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2022년 이후 최대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2.47% 상승한 1.1221달러에 거래됐다. 영국 파운드화도 달러 대비 1.13% 상승한 1.29720달러에 거래됐다.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유예 이후 미국 관세에 대한 첫 번째 EU의 대응 조치를 일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공식 위안화 기준 환율을 6거래일 연속 낮추며 매우 점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허용할 것임을 시사했다.
투자자들은 중국 당국이 이번 무역 전쟁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전략적으로 활용할지 주시하고 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화는 위안화 대비 0.49% 하락한 7.307위안에 거래됐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