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7대 대통령에 당선됨에 따라 미국 자동차 산업에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경영 전문지 배런스는 6일(현지시각) 트럼프의 전기차 혐오와 보조금 폐지 공약은 포드, GM 등 전통 자동차 업계에는 호재로, 신생 전기차 기업들에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이런 전망을 주가에 즉각 반영했다. 자동차 업체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의 주가는 각각 5.6%, 2.5% 상승한 반면, 전기차 업체 리비안은 8.3% 하락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테슬라의 주가가 14.8% 급등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테슬라가 보조금 없이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고, 자율주행 분야에서 유리한 정책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대선전에서 미국 재계에서는 특이하게도 트럼프를 적극 지지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계획을 신속하게 승인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테슬라가 2030년까지 미국 차량 호출 시장의 50%를 장악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의 자동차 산업 정책은 크게 세 가지 방향에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폐지는 신생 전기차 기업들의 성장을 저해하는 반면, 내연기관 차량 중심의 포드와 GM에 유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둘째, 법인세율 15% 인하와 국내 생산 우대 정책은 미국 내 생산기반을 갖춘 테슬라, GM, 포드에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수입차에 대한 고관세 부과는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업체들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의 자동차·배터리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현대·기아차는 미국 내 생산기반 확대로 관세 리스크는 피할 수 있으나,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 업체들 역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대로 관세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지만, 전기차 시장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의 재집권은 미국 자동차 산업의 판도를 크게 바꿀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전통 자동차 업체의 부활과 테슬라의 독주,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퇴조가 예상되며,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이 변화에 선제 대응하면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