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중동 긴장 고조…소수 병력 추가 파견"
이날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중동의 증대된 긴장을 고려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차원에서 이미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그 지역(중동)에 우리의 무력을 증강하기 위해 소수의 미군 인원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파 규모와 추가 파견 병력의 임무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현재 중동에는 약 4만 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미 의도는 이스라엘 지지 & 확전 방지
미국은 지난 7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 폭사 사건 이후 이란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고조되자 항공모함 전단을 중동에 추가 파견한 바 있다. 이후 긴장이 완화되면서 항공모함 전단 1개를 철수했지만, 이번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로 다시금 병력 증파를 결정한 것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지난 22일 이스라엘 국방장관과의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방어권에 대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하며, 확전을 도모하는 세력을 억지하고 현지 미군을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무력 충돌은 지난해 10월 가자 전쟁 이후 소강상태를 유지하다가, 지난 17~18일 레바논 내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 이후 급격히 격화되었다. 이스라엘은 23일 레바논 남부와 동부에서 300여 곳의 헤즈볼라 시설을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며, 레바논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27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7일 폭발 사건 이후 누적 부상자는 약 5000 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내 헤즈볼라 시설 인근 주민들에게 대피령을 내리고 추가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어, 민간인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국제사회, 확전 방지 위한 노력 촉구
이스라엘-헤즈볼라 충돌이 장기화되고 민간인 피해가 늘어나면서 국제사회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유엔 등 국제기구들은 양측에 자제를 촉구하며,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이번 병력 증파는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반영한 조치로, 중동 지역의 안정을 위한 미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군사적 개입은 자칫 더 큰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은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태도로 중동 지역의 평화 정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