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상반기 전 세계에서 백만장자(HNWI)들이 가장 많이 유입된 나라는 ‘중동의 싱가포르’로 불리는 아랍에미리트(UAE)로 나타났다.
HNWI는 순자산이 100만 달러(약 13억7000만원) 이상인 개인을 가리킨다. 반면에 가장 많은 부자들이 빠져나간 나라는 영국이었으며 한국은 주요 20개국 내 순위에 들지 못했다.
미국의 시장정보 조사업체 비주얼캐피털리스트는 글로벌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앤드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2025년 백만장자 순이동 보고서’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각) 이같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UAE는 9800명의 백만장자가 순유입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자들이 새롭게 이주한 국가로 등극했다. 미국은 7500명으로 2위를 차지했고 이탈리아(3600명), 스위스(3000명), 사우디아라비아(2400명) 등이 뒤를 이었다.
UAE의 경우 낮은 세율, 고급 생활 인프라, 정치·경제적 안정성이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미국은 기술·금융 산업의 성장과 투자 기회가,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 남유럽 국가는 ‘골든비자’ 제도 등을 통해 부유층을 끌어들였다.
◇ 영국, 처음으로 ‘부자 유출’ 세계 1위 국가로
올해 백만장자 유출이 가장 많은 국가는 영국으로, 총 1만6500명이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7800명)의 두 배 이상이다. 영국이 부자 유출 1위에 오른 것은 헨리앤드파트너스가 해당 통계를 집계한 지난 10년 사이 처음 있는 일이다.
줄크 슈테펜 헨리앤드파트너스 최고경영자(CEO)는 보고서에서 “영국은 현재 자본이득세와 상속세 인상, 정치 불확실성 등의 요인으로 백만장자들이 이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만장자 유출이 많은 다른 국가는 프랑스(3500명), 브라질(1200명), 인도(1000명) 등으로 나타났다.
◇ 한국은 주요 순위권 밖…과거 상위권 기록도
한국은 올해 순유입·순유출 상위 20개국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헨리앤드파트너스는 지난 2022년 발표에서 한국에서 1000명의 백만장자가 순이탈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재산세와 상속세 부담, 교육·부동산 문제, 이민 제한 완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부자들의 이탈이 늘고 있다고 분석됐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