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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후변화로 학교 냉방 수요 급증

“1970년 이후 미국 도시 95%에 신학기 냉방 수요 증가…글로벌 교육현장에도 시사점”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8-18 10:29

기후변화가 교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폭염과 냉방 장치, 학업 격차 발생.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폭염과 냉방 장치, 학업 격차 발생. 사진=로이터


미국 전역의 학교들이 신학기 동안 과거 대비 훨씬 더 많은 냉방이 필요한 상황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는 교육의 질과 학생들의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16일(현지 시각) 액시오스가 보도했다.
클라이밋 센트럴의 분석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23년 사이 미국 243개 지역 중 95%에서 신학기 동안의 냉방 수요가 증가했다.

특히 네바다주 리노(320%), 캘리포니아주 유레카(300%), 샌프란시스코(240%) 등에서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런 변화는 단순히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교육의 질과 학생 건강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암시한다. 극심한 더위는 학생 집중력과 학습 능력을 저하하며, 열 관련 질병의 위험을 증가한다.
연구에 따르면 학년도의 평균 기온이 1°F 상승할 때마다 그해의 학습이 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가 교육 성과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문제는 최고 선진국인 미국에서조차 많은 학교가 이런 변화에 대응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 책임국(GAO)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공립 학군의 약 41%가 학교의 절반 이상에서 건물 내부의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기술 시스템인 난방, 환기, 공조 시스템을 교체하거나 업데이트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약 36,000개 학교에 해당하는 규모로, 학교 시설 노후화와 기후변화 대응의 시급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이런 상황은 미국 정부와 지방 교육 당국에 큰 과제를 제시한다. 학교 건물 에너지 효율성 개선, 친환경 냉방 시스템 도입, 그리고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비용 부담이 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학습 환경 개선이라는 이중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도 이는 기후변화 대응 시급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사례이다. 교육 분야에서의 기후변화 영향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며, 이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정책적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특히 단순한 냉방기 설치를 넘어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종합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2022년 여름 극심한 폭염을 겪으면서 학교 냉방 문제가 크게 이슈가 되었다. 영국 교육부는 2022년 7월, 학교 건물 개선을 위한 13억 파운드(약 2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학교 건물의 에너지 효율성 개선과 함께 냉방 시스템 설치가 포함되어 있었다. 특히, 2023년부터 ‘학교 재건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10년간 500개 학교의 시설 현대화가 진행 중이다.

호주에서는 뉴사우스웨일즈 주의 ‘쿨러 클래스룸’ 프로그램이 2023년에 그 목표를 달성했다. 주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1월 기준으로 주 내 모든 공립학교 교실에 에어컨 설치가 완료되었다. 이는 약 950개 학교의 10,000개 이상의 학습 공간에 해당한다. 프로그램은 단순한 냉방기 설치를 넘어 태양광 패널과 스마트 시스템을 결합해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인도도 2022년 3월, 학교에 에어컨을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약 1,000개 학교를 대상으로 2025년까지 완료하는 것으로, 2023년 기준 계획의 첫 단계로 300개 학교에 에어컨 설치가 추진되었다.

브라질의 경우, 상파울루 정부는 2022년 9월, ‘교육 혁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000개 이상의 공립학교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에너지 비용 절감과 함께 학교 냉방 시스템 개선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3년 중반까지 약 200개 학교에 설치가 완료되었으며, 프로그램은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러나, 올해 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 폭염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약 4,000만 명의 학생이 수업을 중단해야 했다.
무더위로 인해 일시적이나마 학업을 중단한 것이다. 이는 국가가 처한 경제적 환경에 따라 학업권에 차등이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도 현재 공립학교의 냉방 시스템이 기후변화의 영향에 자유롭지 않다. 최근 들어 폭염이 빈번해지고 있어 학교 냉방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교육부의 2021년 자료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 냉방기기 설치율은 99.9%이다. 그나마 다행이지만, 설치율이 높다고 다른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2년 교육시설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 학교 건물의 38.7%가 준공 후 30년 이상 경과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노후화된 냉방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40년 이상 된 학교 건물이 전체의 34.2%를 차지해 노후화 문제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2023년 7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발표한 ‘학교 냉난방 설비 현황과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별 냉방 성능 편차가 크고, 에너지 효율이 낮은 노후 설비로 인해 전력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특히, 학교 시설개선 시 단순 교체가 아닌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은 한국 교육현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학교 시설 현대화, 에너지 효율적인 냉방 시스템 도입, 그리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정책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는 단순히 교육 분야의 문제가 아니라, 에너지 정책, 환경 정책, 그리고 국가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 과제이기도 하다.

이는 에너지 경제 측면에서 학교 시설 친환경화가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의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각국 정부는 이런 도전을 기회로 삼아 교육 환경 개선과 기후변화 대응, 그리고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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