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리포트] 벤츠 사면 2350만원 깍아주는 지원방안 '갑론을박'

베트남 자동차 판매사들이 세금 감면을 통해 코로나 여파로 급감한 차량 구매 수요 늘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안그래도 경제회복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세수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세까지 인하하는 방안에 대해 재무부는 강력한 반대를 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VN익스프레스 등 베트남 현지매체에 따르면, 재무부는 부가가치세와 자동차 등록 수수료를 줄이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앞서 베트남 자동차 제조업 협회(VAMA)는 정부에 차량 구매시 부가가치세 50%, 등록세 50%를 감면해 달라고 요청했다. 코로나 여파로 자동차 판매량이 급감하자, 구매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 이같은 방안을 제안한 것이다.

현재 베트남 정부는 어려움에 빠진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소비세 정책을 고심중이다. 이 정책의 핵심은, 올해말까지 한시적으로 자동차 등록세를 50% 인하하는 것이다. 베트남의 자동차 등록세는 9인승 이하 차량 기준으로, 신차 구매 가격의 10%를 차지한다. 하노이에서는 등록세 비율이 12%까지 올라간다.

정부가 이 방안을 받아 들이면, 자동차 판매가가 적게는 수천만 동에서 많게는 수억 동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시장에서 가장 저렴한 기아 모닝의 부가가치세 50%를 제외한 판매가는 2억7200만 동(약 1419만 원)으로, 정상가인 2억9900만 동(약 1560만원)보다 1360만 동(약 70만 원)이 내려간다. 등록세의 50%인 1495만 동(약 78만 원)까지 면제받으면, 총 3000만 동(약 150만 원) 가까운 금액을 절감할 수 있다. 등록세로 차량 구매가의 12%를 납부하는 하노이에서는 판매가가 더 낮아진다.
현재 베트남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미쓰비시의 '엑스팬더'의 경우, 부가가치세와 등록세의 50%를 제외한 판매가는 5억4000만 동(약 2818만 원)이다. 정상가보다 약 6000만 동(약 313만 원) 저렴해진다.

부가가치세와 등록세의 절반을 깎아주면, 럭셔리 자동차의 할인 금액은 수억 동에 이른다. 조만간 출시 예정인 메르세데스 GLC 300의 판매가는, 정상가보다 약 2억2000만 동(약 1100만 원) 낮은 약 209억 동(약 10억9000만 원)이 된다. 벤츠 GLS 450의 판매가는 정상가보다 4억7000만 동(약 2350만 원) 저렴해진다.

VAMA는 우선 등록세만이라도 감면하는 방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초 예상했던 연 매출 15%감소보다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베트남 산업통상부가 동의한 이 방안에 대해 재무부가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시행여부에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투자자금과 생산기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베트남의 산업구조로 인해 전세계적인 경기불황 상황에서 빠른 경제회복이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쉽게 말해 안그래도 돈쓸데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이 크게 줄어드는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베트남 재무부는 부가가치세의 감면폭을 줄이고, 세금의 납세기간을 연장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이 시행되길 원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각 정부부처들이 세금 및 수수료 정책에 대해 서로 다른견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재무부는 월별 정부회의에서 논의를 통해 최종적으로 총리의 결정을 따를 계획이며, 앞서 국회 또는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관련 의견을 제시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한 각종 세금 감면 요구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단기적인 피해 구제보다, 장기적인 경제 정책이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