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함께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등 거대 기술 기업들이 앞다투어 원자력 발전에 투자하면서 관련 주식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전국적으로 깨끗한 전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력 산업이 르네상스를 맞고 있다"며 "이는 AI 데이터 센터와 관련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모듈형 원자로 개발 회사에 5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투자했고, 지난 3월에는 6억 5천만 달러에 핵발전 데이터 센터를 인수했다. 아마존 웹 서비스(AWS)의 CEO인 맷 가먼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는 사회를 탄소 없는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핵 에너지는 탄소가 없고 확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아마존이 투자해야 할 중요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원자력 발전에 적극적이다. 한 전력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전력을 판매하기 위한 20년 계약을 체결한 후 1979년 미국 최악의 원자력 사고가 발생했던 쓰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고 있다.
월가의 분석가들도 원자력 발전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CFRA의 애널리스트 아룬 순다람은 "AI의 모든 역량은 데이터 센터와 에너지 인프라에 달려 있다"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는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이 선도적인 클라우드/AI 공급업체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건설에 주목했다. SMR은 기존 원자로보다 더 빨리 완료할 수 있는 소형의 첨단 원자로 유형으로, 그리드에 더 가깝게 건설할 수 있어 효율성이 높다. 또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하여 더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에 기여할 수 있다.
원자력 에너지의 부활은 월가에 큰 움직임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달 일부 주식은 단 며칠 만에 두 배 이상 상승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공익사업 회사부터 우라늄 채굴업체, 소규모 핵 개발업체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핵 전력 산업이 부활하면서 관련 주식들이 급등하고 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주목할 만한 7개의 원자력 관련 주식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1. 뉴스케일 파워: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 기술을 개발하는 선두 기업으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 승인을 받은 유일한 SMR 기업으로, 2029년 첫 번째 상업용 SMR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2. 나노핵에너지: 차세대 원자력 발전소 설계 및 개발 기업이다. 특히, 이동식 마이크로 원자로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이는 군사 기지, 재난 지역, 오지 등 전력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 안정적인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다.
3. 비스트라: 원자력 발전소 운영 및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이다. 발전소 수명 주기 관리, 연료 관리, 방사선 안전 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영을 지원한다.
4. 별자리 에너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을 결합하여 탄소 배출량이 적은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여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추구한다.
5. 오클로: 세계 최대 규모의 우라늄 매장량 보유한 우라늄 채굴 및 가공 기업이다. 엄격한 품질 관리 시스템을 통해 우라늄 탐사, 채굴, 가공, 판매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며, 안정적인 우라늄 공급을 통해 원자력 발전을 지원한다.
6. BWX 테크놀로지스: 원자력 발전소용 부품 및 장비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원자로 용기, 증기 발생기, 펌프, 밸브 등 다양한 부품을 생산하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과 효율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7. 카메코: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 기업이다. 캐나다, 미국, 카자흐스탄 등에 우라늄 광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에 우라늄을 공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술 발전과 탄소 중립 정책 추진으로 원자력 발전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력 관련 주식들은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높은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