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3분기에도 영업실적 상승세를 나타내며 HD한국조선해양과 한화오션도 호실적을 기록할지 주목된다. 한국 조선3사의 수주 잔고가 3년가량 남아있는 가운데 수주 활동도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이뤄져 조선업계의 호황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3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19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0%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14.7% 늘어난 2조3229억원을 기록했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LNG 생산설비(FLNG) 등 고수익 선종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된 결과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인 매출 9.7조, 영업이익 4,000억원 달성을 향해 순항 중"이며 "남은 기간도 고부가치선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화오션과 HD한국조선해양도 각각 29일과 31일 실적발표를 앞두고 호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시장분석기관 에프앤가이드의 영업실적 컨센서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HD현대삼호 등이 모여있는 HD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영업이익이 362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26.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 컨센서스는 20.37% 늘어난 6조322억원이다. HD현대중공업만 놓고 보면 영업익이 1848억원으로 9.3배 넘게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오션은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56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3.64% 감소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오션은 2023년 3분기 들어 3년만에 흑자 전환한 이후 적자와 흑자를 오가고 있다. 2분기의 경우 생산 일정 조정으로 지체보상금 같은 일회성 비용이 늘어 9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 2조4340억원 전년동기 대비 26.98% 증가했다.
이러한 기대감은 유례없는 조선업 호황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해운산업 연구기관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9월 신조선가 지수는 189.96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2020년 9월 126.61로 저점을 찍은 이후 4년째 우상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일감을 뜻하는 수주 잔고도 충분하다. 최근 조선3사의 수주잔고는 3년치 일감보다 많다. 2분기 기준 각 조선사별 수주잔고는 △HD한국조선해양 78조5109억원(3.4년) △한화오션 29조3345억원(3.3년) △삼성중공업 33조3569억원(3.6년) 등이다.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앞선다는 점도 한국 조선3사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전세계 선박 건조 수주량 중 한국 조선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11.6%인 201척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박 유형별로 건조가 어려울수록 더 큰 계수를 적용하는 표준환산톤수(CGT)를 기준으로 하면 872만CGT로 비중이 전체의 18%로 나타난다. 한국이 난이도가 높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많이 수주했다는 뜻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계가 충분한 수주 잔고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할 시간을 확보한 셈"이라며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수주를 해나가는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