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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의 에르메스’ 中 라오푸 골드, 서구 명품 제치고 글로벌 시장 역습

중동 전쟁 속 금값 하락에도 매출 221% 폭증… 중국 전통 공예로 ‘큰손’ 유혹
구찌·까르띠에 매장 닫을 때 라오푸는 확장… 2026년 한국·일본 등 해외 진출 가속
라오푸 제품은 손으로 망치질, 조각, 중국식 필리그리 상감, 에나멜 공예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제작된다. 사진=라오푸 골드이미지 확대보기
라오푸 제품은 손으로 망치질, 조각, 중국식 필리그리 상감, 에나멜 공예 등 다양한 기법을 사용해 제작된다. 사진=라오푸 골드
이란 전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금 가격의 변동성 속에서도 중국의 하이엔드 주얼리 브랜드 라오푸 골드(Lao Pu Gold)가 눈부신 성장을 기록하며 전 세계 럭셔리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황금의 에르메스’로 불리는 이 브랜드는 서구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내 소비 부진으로 퇴각하는 사이, 전통 공예를 앞세운 독보적인 포지셔닝으로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했다.

4일(현지시각) 닛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라오푸 골드는 2026년을 글로벌 확장의 원년으로 삼고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 전쟁도 막지 못한 ‘황금 열풍’… 순이익 230% 급증


라오푸 골드의 최근 실적은 전 세계 럭셔리 업계가 침체기에 빠진 것과 대조적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라오푸는 지난 3월 보고를 통해 2025년 대비 매출이 221% 급증한 273억 위안(약 39억 달러)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익 역시 230% 증가한 48억7000만 위안에 달하며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었다.

2024년 6월 홍콩 증시 상장 이후, 라오푸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약 1500% 상승했다. 시가총액은 약 140억 달러(약 21조 원) 규모로 성장하며 투자자들에게 ‘중국판 에르메스’의 저력을 입증했다.

제품 가격이 수천만 원을 호가함에도 불구하고, 30만 홍콩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VIP 고객층이 급격히 늘고 있다. 특히 서구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 불가리 등과의 고객 중복률이 82%에 달해 기존 명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서구 브랜드의 퇴조와 ‘동양 미학’의 부상

중국 개인 명품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구찌와 티파니 등 글로벌 거물들이 매장을 폐쇄하는 틈을 타 라오푸와 같은 로컬 브랜드가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

라오푸는 금을 단순히 무게로 팔지 않고, 손으로 망치질하는 ‘냉간 가공’, 조각, 에나멜 작업 등 중국 전통 기법을 적용해 높은 프리미엄을 붙인다.

중국 MZ세대와 부유층 사이에서 확산되는 ‘궈차오(Guochao, 애국 소비)’ 열풍은 루이(Ruyi) 기호나 신화 속 괴물 피슈(Pixiu) 등 중국적 문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전쟁으로 인한 경제 불안 속에서 금은 여전히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라오푸는 금값 변동에 따라 가격을 수시로 조정하지 않고 브랜드 가치에 기반한 정가제를 고수하며 럭셔리로서의 신뢰도를 높였다.

◇ 2026년 ‘K-럭셔리 시장’ 상륙… 동남아·일본 조사 완료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라오푸 골드는 이제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선다. 쉬가오밍 회장은 투자자 브리핑에서 2026년 해외 매장 개설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라오푸는 이미 한국, 일본, 마카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 아시아 주요 거점에서 입지 선정을 위한 예비 조사를 마쳤다.

쉬 회장은 "중국인과 비중국 고객을 구분하여 타겟팅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통 미학이 가미된 하이엔드 주얼리가 전 세계 부유층에게 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중일 관계의 긴장감이나 전쟁 여파에 대해 그는 "전 세계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평화를 사랑하며, 좋은 제품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며 일본 및 해외 확장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임을 확인했다.

◇ 한국 주얼리 업계에 주는 시사점


라오푸 골드의 한국 진출은 백화점 명품관 내 기존 서구 브랜드(까르띠에, 티파니 등)와 직접적인 경쟁을 의미한다. 국내 유통사들은 새로운 ‘큰손’ 브랜드 유치를 위한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것이다.

단순한 브랜드 로고가 아닌, 전통문화 유산을 하이 테크놀로지나 장인 공예와 결합하여 가치를 높이는 라오푸의 전략은 국내 주얼리 및 패션 브랜드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을 단순히 원자재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수집 가치가 있는 예술품이자 안전 자산으로 소비하는 트렌드에 맞춘 금융 및 적립 서비스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신경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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