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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H20 中 수출 재개…국내 반도체 빅2, 복잡해진 HBM 전략

美, 대중국 AI·반도체 관련 정책 일부 변화 가능성…공급망 장악해 中기업 성장 방지
삼성·SK하이닉스, H20 탑재되는 HBM 기종 따라 매출 긍정적 영향 가능성
한·미 관세협상서 유리한 조건 얻어낼 경우…대중 수출 비중 높은 삼성전자 수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SK AI서밋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사진=장용석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SK하이닉스가 지난해 SK AI서밋에서 공개한 HBM3E 16단 제품. 사진=장용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대만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칩 ‘H20’의 중국 판매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공급망 전략을 놓고 대대적인 수정에 들어갔다.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혜가 예상되면서 HBM의 대중국 수출 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울러 미국이 추진 중인 대미 공급망에도 합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의 AI·반도체 부문 대중국 정책이 규제·금지에서 일부 허용으로 변경된 것으로 추측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AI·가상화폐 정책을 총괄하는 데이비드 색스는 전날 "화웨이가 훨씬 더 경쟁력이 생기고 있는데 화웨이에 중국 시장 전체를 넘기면 화웨이의 연구개발을 엄청나게 보조하게 된다"면서 AI 반도체와 운영체제(OS), AI모델 등을 달러의 기축통화에 비유하고 미국산을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정책이 일부 수정됐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방적인 제재에서 벗어나 낮은 수준의 제품을 공급해 시장에서 중국 기업 비중이 높아질 수 없도록 공급망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엔비디아 H20의 중국 판매가 허용되면서 HBM을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H20에 사용되는 메모리는 HBM3(4세대)로 삼성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H20에 HBM3E(5세대) 제품이 탑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HBM3 비중이 거의 없고, 삼성전자는 HBM3E 퀄테스트(제품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사용 제품 여부에 따라 양사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판매망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보다 삼성전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주 고객사로 두면서 중국 비중이 작은 반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기준 HBM 매출의 30%를 중국 시장에서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중국 판매 규제로 삼성전자의 메모리 사업을 총괄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사업부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조 원대에 그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으로부터 부당합병·회계부정 혐의 관련 무혐의 판결을 받게 될 경우 반도체 사업을 살리기 위한 이 회장의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미국이 중국에 대해 반도체 공급망 우선주의로 정책을 변경한 만큼 우리 기업들도 이에 편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이 반도체 생산 부문에 취약한 만큼 우리 기업들이 미국 투자를 통해 이를 노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열렸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 “시장 확대라는 측면에서 매출 확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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