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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 '전기 먹는 하마'…K-배터리, 삼원계 기술로 맞선다

전기차 둔화 속 자율주행이 새 수요
배터리 3사, NCM-LFP 병행 전략
AI 접목에 상용화 시계 빨라져
자율주행차 부상이 국내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반등 기회를 열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자율주행차 부상이 국내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반등 기회를 열고 있다. 그래픽=나연진 기자
자율주행차 부상이 국내 배터리 산업에 새 활로를 열고 있다. 고성능 AI 운행 시스템과 센서가 상시 작동하는 자율주행차는 기존 전기차(EV)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소모해 고밀도·고출력 배터리에 대한 수요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는 자율주행차 확산에 대응해 니켈·코발트·망간(NCM)을 기반 '삼원계 배터리'의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시에 삼원계 배터리와 LFP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프리미엄 전기차부터 보급형 모델, ESS(에너지저장장치) 등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셀투팩(CTP) 기술, 저온 성능 개선, 다양한 폼팩터 개발 등으로 LFP의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는 기술 차별화에도 나서고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자율주행차는 고전력 소비가 필수적이어서 전기차 기반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이 특성은 전기차 수요에 보완적 영향을 주며 배터리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배터리 시장에서는 NCM과 LFP 간 기술 경쟁도 치열하다. 에너지 밀도는 NCM이 우세하지만, LFP는 화재 위험이 낮아 중국 로보택시 등에 널리 사용된다. 이 위원은 "과거에는 LFP가 기술력에서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중국 CATL이 물량 기준으로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기술력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국내 3사는 모두 휴대폰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전기차용 배터리로 전환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일본 전문가들조차 "2030년까지는 한국을 따라잡기 어렵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게 이 위원의 전언이다.

자율주행 상용화 속도도 K-배터리의 전략 수립에 중요한 변수다. 글로벌 기술 경쟁력은 미국, EU, 중국, 일본에 이어 한국이 5위지만, 최근 AI와의 접목이 빠르게 진행되며 상용화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제도 정비와 기술 개발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자율주행이라는 신규 수요처가 중장기적으로 배터리 산업의 새 축이 될 수 있다"며 "K-배터리 삼원계 기술은 고밀도·고출력이 필수인 자율주행 플랫폼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나연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chel080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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