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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전기차 캐즘·고율관세 돌파구 위한 '선택과 집중'

가격 인상 압박 불구 판촉 강화…역발상 전략
신사업 속도조절 통해 선택과 집중 총력전
HMGMA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이미지 확대보기
HMGMA에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아이오닉5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 자동차 관세 압박에도 시장점유율이 확대하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재고 물량 소진과 고율 관세 적용에, 수익성 확보를 위해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15일 관련업계와 시장조서 업체 워즈 인텔리전스 등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 1∼6월 미국에서 89만4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1%를 기록했다. 현대차가 5.9%(47만7000대), 기아가 5.1%(41만7000대)를 나타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 점유율(10.5%)보다 0.5%포인트 올랐다.

판매량도 9% 이상 늘었다. 4월부터 품목별 관세 25%가 붙기 시작하자, 향후 자동차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한 북미 소비자들의 조기 구매 수요에 적절히 대응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기존 재고 물량이 소진되고 8월 1일부터 본격적인 관세가 적용되면 현대차그룹의 기존 가격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토요타 등 일본 업체와 미국 포드와 독일 BMW 등은 줄줄이 미국 내 차량 가격을 인상했거나 인상 방침을 밝힌 상태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은 이달 초까지 예정된 차량 가격 할인을 9월2일까지 연장하는 등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미국 판매하는 차종 중 가장 파격적인 판매 조건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인상 압박에도 현대차는 판촉을 강화,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역발상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에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혜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현대차는 기존에도 일부 전기차에 일시적으로 48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선보인 적이 있으나, 싼타페처럼 수요가 높은 주력 모델에 60개월 무이자 조건이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가격 인상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이익이 줄더라도 미국 판매량 유지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품의 가격경쟁력으로 인지도를 높이고 개선된 상품성을 통해 고객 신뢰를 얻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를 기본으로 미국의 현지 생산라인이 기능을 갖추게 되면 향후 미국을 기반으로 새로운 생산기지와 해외판로 개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신사업에 대한 속도 조절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미래 항공 모빌리티와 로봇, 자율 주행 분야에서 수조 원대 초기 투자를 해온 현대차그룹이 최근 이 분야에서 인원 감축 등을 통한 '속도 조절'을 본격화하고 있다.

해당 분야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를 이끌 핵심 신사업이었지만 상용화가 지연돼 대규모 연구·개발(R&D) 지출이 지속되거나, 화제성에 비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로선 중국 완성차 기업의 급부상, 주력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관세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급속히 커진 상황에서 이 신사업들에서 수익성에 기반한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전환기에 막대한 연구개발비가 사용된 것과 달리 전기차 캐즘이 장기화했고, 중국의 저가 공세로 완성차 시장에서의 수익성 보장이 힘들어졌다"며 "현재 미국발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만큼 현실적인 사업 평가와 효율적인 자원 배분이 필요한 만큼 현대차그룹 역시 선택과 집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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