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단, 뿔난 500만 주주 질타에 고개 숙여 사과
주주가치 제고 위해 '뼈 깎는 노력' 약속
M&A 성과 노력…美 관세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
주주가치 제고 위해 '뼈 깎는 노력' 약속
M&A 성과 노력…美 관세 슬기롭게 헤쳐나갈 것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19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총에서 주가 부진 이유와 주가 부양 대책을 묻는 주주 질의에 "대내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한 부회장은 "최근 주가가 주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당사는 지난해 변화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고 스마트폰, TV, 생활가전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인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은 "삼성전자 주가 부진은 반도체 성과에 좌우된다고 본다. 주가 부진으로 주주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며 "HBM3와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고 도전과 몰입의 반도체 조직문화를 강화하겠다"며 "성장을 위해 차세대 기술과 제품 역량을 강화해 반도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성 측면에서는 고성장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공정 수익성 제고를 통해 고수익 사업 구조를 확보할 방침이다"라고 밝혔다.
대형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한 이유와 추진 계획, 미국 관세 정책 및 대미 투자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책 등을 둘러싼 주주 질문도 나왔다.
한 부회장은 M&A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환경에서 새로운 기술과 역량 확보는 지속적인 성장에 필수 조건"이라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M&A가 중요한 전략인 것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래 성장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지속적으로 M&A를 추진해 왔지만 아쉽게도 대형 M&A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라며 "올해는 더 유의미한 M&A를 추진해 가시적 성과를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대응책을 두고는 "세계 여러 지역에 다수의 생산 거점을 뒀으며, 생산 및 판매 거점 간 물류도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시스템을 갖췄다"며 "제조 물류 역량을 바탕으로 관세 장벽을 슬기롭게 헤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주와 기관투자자 등 900여 명이 현장 참석한 이날 주총에서는 안건 심의와 표결 등이 진행됐다.
안건으로는 전 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의 이사 선임, 재무제표 승인,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 상정됐다. 주총 안건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안건 표결 이후에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인 한종희 부회장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인 전영현 부회장이 각 부문의 올해 사업 전략을 공유하고 '주주와의 대화' 시간도 별도로 진행했다.

김태우·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