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소식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하락했다.
미국 대선에서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의 외교정책이 글로벌 원유 공급을 압박할 가능성에 시장이 주목했으나 미국 달러가 급등하면서 유가 하락을 견인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 선물은 0.42%(0.30달러) 하락한 배럴당 7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같은 시각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월 선물은 0.81%(0.61달러) 하락한 배럴당 74.92달러에 마감했다.
트럼프의 당선 확정 이후 초반 대규모 매도세가 촉발되며 유가는 배럴당 2달러 이상 하락했으나 차기 행정부의 정책이 중동 분쟁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인식에 낙폭을 줄였다.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게 유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달러로 거래되는 국제유가는 달러가치가 오르면 반대로 내려간다. 유로와 엔 등 주요 6개 통화와 견준 미국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1.67%(1.73) 오른 105.15로 치솟았다.
원유 시장은 트럼프의 선거 승리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체로 혼재된 반응을 보이며 다른 자산시장에 비해 명확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의 당선 확정 이후 금값과 구리는 급락했고 주식 시장에서는 주요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초강세 흐름을 연출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그룹의 레베카 바빈 선임 에너지 트레이더는 블룸버그에 “원유는 트럼프 승리 이후 명확한 방향성이 없는 유일한 자산군”이라고 말했다.
바빈은 “중동 안정에 대한 새로운 우려와 트럼프가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성공적으로 시행할 경우 공급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으로 유가가 일부 지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트럼프의 지지가 중동의 불안정성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반면, 미국의 원유 재고 증가 소식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11월1일로 끝난 한 주 동안 원유 재고가 210만 배럴 증가한 4억277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로이터 설문조사에서 110만 배럴 증가를 예상한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더 많이 늘어난 수치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