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기차·배터리 등에 대한 정부 보조금 충돌

옐런 미 재무, 내달 중국 방문에서 중국의 과도한 보조금 지급 통한 시장 왜곡 문제 제기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4-03-28 06:37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27일(현지 시간) 중국의 과잉 생산을 통한 글로벌 시장 왜곡 문제를 다음 달 중국을 방문해 강도 높게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중국이 정부의 과도한 보조금을 기업에 지급해 과잉 생산을 함으로써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고 있어 다음 달 중국 방문을 통해 이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옐런 장관은 중국이 특히 전기차와 태양광 산업 분야에서 과도한 생산으로 세계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 만인 4월에 중국을 두 번째로 방문한다. 옐런 장관은 베이징에서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와 란포안 재정부장(장관) 등을 만난다.

옐런 장관은 이날 조지아주에 있는 태양광업체 방문에 앞서 배포한 연설문에서 "중국의 과잉 생산이 국제 가격과 생산 질서를 왜곡하고 있고,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노동자와 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옐런 장관은 그린에너지 분야에 대한 중국의 과잉 투자가 중국 경제 성장에도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또 "중국이 과거에는 철강과 알루미늄 산업에서 과잉 투자와 과잉 생산을 주도했고, 저가로 양산된 제품을 수출해 왔다"고도 했다.

옐런 장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태양광 분야에서 중국처럼 과도한 보조금을 주는 나라가 없다”면서 “중국이 지금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지배체제를 구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은 “태양광,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 과잉 생산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옐런 장관은 MSNBC에 “중국이 태양광 패널을 미국 기업이 경쟁할 수 없게 낮은 가격으로 시장에 쏟아부어 미국 기업들이 파산했다”면서 “우리가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전기차 제조업체 등에 2009년부터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의 비야디(BYD), CATL 등 중국 업체들이 싼값을 앞세워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중국 정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2년까지 중국이 전기차 업체에 쏟아부은 보조금 액수만 총 1600억 위안(약 30조원)이고, 특히 업계 1위인 BYD는 70억 위안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중국산 저가 수입품이 범람하면서 유럽과 동남아 지역 등에서 실업자가 양산되고 있다. 중국이 철강, 자동차, 가전제품, 태양광 패널 등을 국외에 집중적으로 판매하고 있어 일부 국가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중국이 현재 세계 제조업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이는 한국, 미국, 독일, 일본을 모두 합한 것보다 규모가 크다.

중국은, 중국 기업을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사실상 배제한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문제 삼아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했다. WTO에 따르면 중국 대표부가 IRA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별적인 보조금 집행을 시정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WTO에서 분쟁 해결 절차가 시작됐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