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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대세 타지 못한 애플, '혁신'은 어디에

최용석 기자

기사입력 : 2024-01-21 20:00

애플이 '생성형 AI'의 흐름을 제때 타지 못하면서 '혁신'에서 뒤처지게 됐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생성형 AI'의 흐름을 제때 타지 못하면서 '혁신'에서 뒤처지게 됐다. 사진=로이터
지난 2023년을 되돌아보면 IT업계를 비롯한 산업계 전반을 강타한 ‘인공지능(AI) 열풍’을 빼놓을 수 없다.

오픈AI의 ‘챗GPT’를 시작으로 기존의 AI보다 더욱 똑똑해진 ‘생성형 AI’는 금세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고,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뜻 100억 달러(약 13조3000억원)를 투자한 직후 주목받는 신기술에서 순식간에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했다.
그 결과 생성형 AI에 올인한 MS는 2년여 만에 시가총액 1위 자리를 탈환한 데 이어 시가총액 3조 달러 돌파도 코앞에 두고 있다. 엔비디아도 생성형 AI 개발에 필수인 AI칩 호황에 힘입어 1년 동안 주가가 200% 이상 껑충 뛰었고, 반도체 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하는 등 승승장구 중이다.

하지만 막상 그 중심엔 언제나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애플이 빠져 있다.

애플이 업계의 대세로 떠오른 생성형 AI의 흐름에 올라타지 못한 것은 AI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의 차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파고 쇼크’ 이후 AI 기술은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일을 사람 대신 수행해 사람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쪽으로 발전해왔다. 가장 최신 기술인 생성형 AI 역시 그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애플은 ‘생산성 향상’ 대신 고(故) 스티브 잡스의 생전 철학대로 ‘사용자 경험(UX) 개선’에 AI 기술을 집중해왔다.

예를 들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잠금을 푸는 ‘페이스ID’와 얼굴 모양을 그대로 따라 움직이는 ‘애니모지’ △카메라로 주변의 사람이나 사물·안내판·문 등을 인식해 소리나 음성, 햅틱 피드백 등으로 알려주는 확대기 앱의 ‘감지모드’ 기능 △사진이나 영상 촬영 시 자동으로 가장 보기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보여주는 자동 보정 기능 등이 아이폰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다.

이들은 눈에 띄지 않는 데서 사용자가 아이폰을 더욱 ‘쉽고 편하게’ 사용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대다수 일반 사용자의 업무나 실생활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즉, 이미 생성형 AI를 경험하고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보기에 애플의 AI 기술은 ‘혁신’으로 볼 수 없는, 있으나 마나 한 기술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반면, 삼성전자가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는 △서로 다른 외국어로 실시간 대화하는 ‘실시간 통역’ △상황과 상대에 따른 메시지 톤 변경을 제안하는 ‘챗 어시스트’ △긴 글을 요약 정리해 주는 ‘노트 어시스트’ 등 생성형 AI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실생활과 업무에도 도움이 되는 AI 기능을 제공한다.

이는 AI 기술 트렌드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짚어낸 것이다. 외신 및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AI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한발 앞서 나가게 됐다”고 평가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애플이 첨단 신기술의 도입에 상당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도 생성형 AI 도입이 늦은 이유 중 하나다.

삼성 등 경쟁사가 일찌감치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했을 때도 LCD를 사용하던 애플은 OLED의 화질과 품질, 내구성이 요구 수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아이폰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 시작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역시 등장한 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바(bar)형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따끈따끈한 최신 기술인 생성형 AI 역시 충분히 성숙하기 전까지 도입을 망설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예상 이상으로 생성형 AI 기술과 시장이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 애플도 지난해 말 연간 10억 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신규 AI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자체 구축한 대규모언어모델(LLM) ‘에이잭스(Ajax)’와 이에 기반을 둔 생성형 AI 기능을 올해 9월께 선보일 차세대 아이폰에 적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데다, 이미 생성형 AI 도입에 1년 이상 뒤처진 애플은 ‘혁신의 아이콘’은커녕 경쟁사들의 혁신을 뒤쫓는 신세로 전락했다.

비록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과 자신들만의 생성형 AI로 ‘원 모어 싱’을 보여준다 하더라도 한 번 실망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뒤집기는 힘들어 보인다.


최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pch@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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