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러시아, 서민 삶에 무관심해 경제 위기 심화

트럼프의 재등장으로 미국의 종전 협상 압박과 미군의 지원 중단 등이 이어지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이 전쟁에서 지난 2022년 이후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는 실질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다고 워싱턴 타임즈가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CIA 국장 대니얼 N. 호프만(Daniel N. Hoffman)은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 러시아는 심각한 혼돈에 빠져 있었다"고 회고했다. 체첸에서의 유혈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러시아 경제는 1998년 은행 위기로 루블화의 대대적인 평가절하와 국가 부채 불이행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고 그는 설명했다.

호프만 전 국장은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 치하에서 러시아의 국가 기관들은 거의 기능을 상실했지만, "유일한 예외는 KGB의 후신인 러시아 대외정보국(SVR)과 연방보안국(FSB)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 기관은 미국 정부 내 정보원을 운영하고 러시아 주재 미국 외교관과 사업가들에 대한 감시를 지속했다"고 덧붙였다.

호프만 전 국장은 "옐친의 FSB를 지휘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같은 KGB 요원이 소련 붕괴 후 종말론적 황무지라고 불렀던 곳의 잿더미에서 일어나 크렘린을 장악한 것은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지난 수십 년간 법치, 언론 및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권위주의적 체제를 구축했다. 호프만 전 국장은 "푸틴은 정치적 반대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며 스파이 전술을 활용해 권력을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푸틴의 철권통치는 러시아의 심각한 인구통계학적 위기, 대규모 두뇌 유출, 고질적인 부패, 탄화수소 수출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 같은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호프만 전 국장은 지적했다. 그는 "현재 러시아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약 10%에 달하며, 금리는 20%를 초과한 상태"라고 언급하며, "이는 모방할 가치가 있는 좋은 거버넌스 모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호프만 전 국장은 러시아에는 "전직 스파이 같은 것은 없다"는 말이 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푸틴은 정보 경력 초기에 혼란 기술을 완성하여, 현재는 러시아의 "힘"에 대한 왜곡된 선전을 전파하면서 크렘린의 문제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의 실상을 감추고 있다고 호프만 전 국장은 지적했다.

호프만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재개하는 상황에서 미국 정보기관이 세 가지 중요한 측면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첫째, 푸틴 정권의 불안정성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호프만 전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는 수십만 명의 사상자를 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용감하게 독립을 지켰고, 유럽을 냉전 이후의 잠에서 깨웠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은 현재 NATO 회원국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전투 의지와 능력, 자국 군대의 준비 태세를 정확히 평가하지 못했다.

호프만 전 국장에 따르면, 푸틴은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 어린이를 납치하고 민간인 거주지, 병원, 산부인과 병동을 표적으로 삼는 등 대규모 전쟁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정부 전복과 친러 정권 수립이라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둘째, 호프만 전 국장은 "푸틴과 그의 KGB 측근들은 항상 미국을 '주적'으로 간주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행적을 볼 때, 푸틴은 미국과 동맹국 관계를 이간하고, 미국을 내부적으로 약화시키며, 미국의 소프트파워를 훼손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셋째, 호프만 전 국장은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우크라이나를 이오시프 스탈린이 동유럽의 바르샤바 조약기구 회원국들에게 했던 것처럼 위성국가로 만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푸틴은 휴전에 동의하고 그 대가로 양보를 얻어낼 수 있지만, 이는 장기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약화시키는 전략의 일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프만 전 국장에 따르면, 푸틴은 2022년 '특별 군사 작전'을 시작하며 2014년 크림반도 합병과 같은 신속한 승리를 기대했으나, 예상과 달리 장기전이 되었다. 그는 "전쟁은 한쪽이 이기거나 양쪽 모두 너무 지쳐서 싸울 수 없을 때 끝난다"며, "수십만 명의 사상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자국이 시작한 전쟁의 공정하고 평화적인 해결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호프만 전 국장은 "CIA 국장 존 랫클리프(John Ratcliffe)와 그의 팀은 러시아가 평화적 해결에 관심이 있다는 증거가 존재한다면 그것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