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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우크라이나·러시아 3국, 흑해 휴전 협정 체결...휴전 이행 시기는 불투명

젤렌스키 "러시아 신뢰 없지만 합의 이행할 것"...크렘린궁, 제재 해제 선행 조건 내세워
2024년 2월 7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속에서 화물선이 흑해를 지나갈 때 우크라이나 해안 경비대의 군인이 순찰선에 총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024년 2월 7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 속에서 화물선이 흑해를 지나갈 때 우크라이나 해안 경비대의 군인이 순찰선에 총을 들고 있다. 사진=로이터
전쟁 3년차를 맞는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제한적이나마 첫 휴전 합의가 이루어졌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측과 흑해에서의 휴전 협정에 합의했다고 25(현지시각)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된 회담에서 키예프와 모스크바가 "안전한 항해를 보장하고, 무력 사용을 제거하고, 흑해에서 군사 목적으로 상업용 선박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양측의 조건 차이로 협정 이행 시기는 아직 불분명한 상황이다.

이번 합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1000km 전선을 포함하는 30일 휴전안(키이우는 지지했으나 모스크바는 거부)보다는 제한적인 수준이다.

우크라이나 "즉시 준수" vs 러시아 "제재 해제 선행"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키이우에서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인들에 대한 믿음은 없다"면서도 "우리가 건설적으로 행동하고 미국-우크라이나 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우리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 측이 대표단에게 흑해 휴전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30일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 약속이 즉시 효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며 "우리는 먼저 바다에서 침묵과 자유로운 항해가 있을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모스크바는 농산물 생산과 거래에 관여하는 러시아 은행에 부과된 제재 해제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크렘린궁은 이들 은행을 스위프트(SWIFT) 메시징 시스템으로 재편성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유럽연합(EU)의 승인이 필요하다.

◇ 휴전 합의 내용과 경제적 영향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는 파이낸셜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키이우가 협정에 따라 러시아 군사 목표물에 대한 "심층 공격"을 즉시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고위 관리는 "선박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항구도 해양 휴전에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국내에서 개발한 드론을 사용해 러시아 영토 깊숙한 곳에 있는 정유소를 공격해왔으며, 오데사와 다른 흑해 항구들은 최근 러시아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 엘리나 리바코바는 "러시아는 이미 대체 수출 경로를 성공적으로 확보했다"면서 "크렘린이 수출 증대보다는 서방 제재 체제에 구멍을 만드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레이드에 대한 실체는 거의 없으며, 러시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다""러시아는 '거래의 기술(The Art of the Deal)'의 속편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요구가 수용될 경우, 미국과 EU가 이전에 주저했던 서방의 제재 체제가 크게 후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업계 주요 무역 협회에 따르면, 러시아의 비료 수출량은 지난해 4000만 톤을 기록했으며 2025년에는 최대 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FT는 이번 합의에 대해 "2022년에 타결된 흑해 해양 안보 협정을 연장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대체로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FT"미국과 EU가 결제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분리 및 미국과 EU가 특정 거래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간접적 방식을 도입했으나 러시아는 이러한 조치가 불충분하다고 불평하고 20237월 협정에서 탈퇴했다"며 이번 합의의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실질적인 이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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