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 시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중도 하차 가능성으로 출렁이고 있다. 시장은 대체로 이번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경제 전문지 마켓워치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이 수렁에 빠지면서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총선에서도 공화당이 상원과 하원의 다수당을 차지할 것으로 시장이 예상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마켓워치는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정책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 정국의 불확실성 해소를 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팅 사이트 프리딕트잇(PredictIt)에 따르면 대선 승리 확률은 트럼프 59%, 바이든 16%로 나타났다. 이 사이트는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의 대선 주자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측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가 승리하면 감세, 규제 완화 등으로 주식 시장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 매체가 전했다. 트럼프 캠프는 감세안으로 연방 급여세 인하, 표준공제액 인상, 한계소득세율 인하 등을 검토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7년 재임 당시에도 대규모 감세를 추진했고, 이번 대선에서도 법인세율 인하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연방 급여세를 인하하면 사회보장기금 등을 위한 자금이 부족해질 수 있다. 또 감세가 단기적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이미 34조 달러(약 4경7000조원) 규모에 이르는 연방정부 부채가 더 늘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후보 중 누가 승리하든 재정적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양측은 지난 2017년 통과된 트럼프 감세안을 전부 혹은 일부 연장할 것임을 예고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트럼프 감세를 향후 10년간 연장하면 재정적자가 4조6000억 달러(약 6357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마켓워치는 “대선의 해에 주식 시장은 11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유동성이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는 11월 5일을 기점으로 마지막 100일 동안 유동성이 최고조에 이른다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과거 대선과 주식 시장의 상관관계를 볼 때 현직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클수록 주가가 동반 상승하고, 야당 후보 승리 확률이 올라갈수록 주가가 내려가는 경향을 보였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