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조정은 당초 예고한 대로 EU 집행위가 그동안 진행한 불법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얼마나 협조적이었는지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 EU 조사에 협조한 중국 업체에 대한 잠정 관세 21%→20.8% 소폭 조정
26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EU 소식통이 이 같은 사실을 전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EU 집행위는 EU 집행위의 불법 보조금 샘플 조사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인 조사 과정에서 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에 대해 평균 20.8%의 추가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EU 집행위는 지난번 발표에서 보조금 조사 샘플에 포함되지 않았으나 조사에 협조한 중국 업체에 대해 평균 21%의 잠정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 조정을 통해 20.8% 수준으로 소폭 낮춘 셈이다.
EU 집행위는 샘플 조사 대상이었던 중국 최대 전기차 제조사 비야디, 스웨덴 볼보자동차를 소유한 지리자동차, 상하이자동차(SAIC)에 대해 각각 17.4%, 20%, 38.1%의 잠정 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서는 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세율을 소폭 조정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샘플 조사 대상이었음에도 조사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SAIC의 경우 당초 38.1%포인트의 관세율이 인상돼 최고 관세율인 48.1%가 적용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이번 미세조정을 통해 인상폭이 37.6%p로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 중국, 독일 통해 ‘관세폭탄 철회’ 회유 시도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은 지난 22일 수도 베이징에서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비공개로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하베크 부총리는 EU 집행위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최대 48%로 인상하겠다는 발표를 한 뒤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EU 관리다.
중국 정부는 다른 한편으로는 EU산 대형 휘발유차에 대한 관세를 현행 15%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고, EU산 돼지고기를 대상으로 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하는 등 맞대응 방안도 모색 중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돈육 수입국이다.
대형 휘발유차의 관세가 올라가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를 비롯한 독일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