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가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만성 적자 해소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오는 하반기 리그에 선수 임대 제도를, 내년에는 리그 수익 분배 항목에 디지털 콘텐츠 매출을 추가하는 등의 수익 분배제 개선안을 순차적으로 도입할 방침이다.
한국 LOL e스포츠 프로리그 LCK(LOL 챔피언스 코리아) 사무국은 15일 "올해 들어 세계 8개 LOL 리그 전반에 걸쳐 선수 임대 제도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며 "LCK는 이에 발맞춰 올해 서머 스플릿부터 임대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선수 임대제도는 계약 기간 중 일부 기간에 한해 타 구단에서 선수가 뛸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일컫는다. 기성 프로스포츠에서 자주 활용되는 방식으로 임대를 보내는 팀은 당장은 주전으로 뛰기 어려운 선수의 실전 경험을 쌓을 수 있고, 임대를 받는 팀은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에 선수를 영입할 수 있어 리그 생태계, 수익성 모두 개선할 수 있는 '윈 윈' 제도로 평가 받는다.
서머 스플릿에 도입되는 임대제도는 LCK 팀 사이에만 선수를 주고받을 수 있는 형태로 한정된다. 한 스플릿 이상 팀에 머무른 선수에 한해 임대를 보낼 수 있으며 직전 스플릿에서 1군 리그 경기 중 절반 이상을 출전한 선수는 임대 후 1군 리그에서 뛸 수 없다.
또 한 팀이 임대를 하거나 보내는 횟수도 총 2회로 제한되며 동시에 두 선수를 같은 팀에 임대 보내거나 임대 받는 것, 1년을 초과해 같은 팀에 임대보내는 것 등도 제한된다.
선수 임대 제도 외에도 라이엇 게임즈는 오는 2025년부터 LCK와 북미 LCS(LOL 챔피언십 시리즈), 유럽·중동 통합리그 LEC(LOL EMEA 챔피언십) 등 3개 메이저리그에 한해 '디지털 콘텐츠 수익 분배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LOL e스포츠는 당초 리그 프랜차이즈화를 도입하며 각 구단에 리그 참가비를 받는 대가로 매년 각 리그에서 기업 스폰서십, 입장권 등을 통해 창출한 매출의 50%를 배분받는 '수익 분배제' 형태로 운영돼왔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LCK 소속 구단 관계자들은 올해 LCK 스프링 스플릿 개막 직전 "2020년 프렌차이즈 도입 후 구단이 각 100억원의 가입비를 냈으나, 3년에 걸쳐 구단 별로 오히려 도합 1000억원 이상의 누적 적자를 보고 있다"는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내놓기도 했다.
라이엇 게임즈가 수익 분배에 추가하는 '디지털 콘텐츠'란 LOL 게임 내에 추가된 e스포츠 관련 콘텐츠들을 일컫는다. 기존에는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이나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등 국제 경기에 참전한 일부 팀들에 한해 특전 감정표현, 우승팀 한정 스킨 등이 제작됐고, 해당 콘텐츠 판매 수익이 각 팀에 분배되는 형태를 취했다.
디지털 콘텐츠 수익 분배제는 이렇듯 일부 팀에 한해 제공되던 디지털 콘텐츠 수익을 가능한 많은 팀에게 배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라이엇 게임즈는 디지털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토대로 '글로벌 매출 풀(GRP)'을 조성할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GRP 중 50%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에 직접 기여해 기존에도 수익을 분배받을 수 있던 '티어1 팀'에게 주어지는 '일반 배분'에 활용된다. 여기에 35%는 각 팀의 성적에 따라 차등 배분하는 '경쟁 배분', 15%는 팬덤 형성, 브랜드 마케팅 등에 기여한 이들에게 주어지는 '팬덤 배분' 등의 항목이 추가된다.
라이엇 게임즈는 디지털 콘텐츠 판매 수익 외에도 회사 차원에서 LOL e스포츠 투자 현황에 대해 손익분기점을 지정한다. 손익분기점을 넘는 매출이 발생할 경우 스폰서십, 중계권 등 리그 운영 수익 중 50%를 추가로 GRP에 적립할 계획이다.
존 니덤 라이엇 게임즈 e스포츠 총괄 이사는 "GRP 제도는 파트너들에게 보상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팬덤 구축, e스포츠 관심 증대 등 생태계 경쟁력을 높이는 매개체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LOL e스포츠가 갖춘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증대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