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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230억 달러 수출 돌파 '新역사'...혁신·속도의 K-방산, 세계 4위 굳힌다

성수기 맞은 K9· FA-50·천궁2 '글로벌 강자'로 우뚝
한화그룹이 미국 국방 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운 K9 자주포. 한화는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의 유력 후보인 K9의 현지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진=한화이미지 확대보기
한화그룹이 미국 국방 시장 공략의 선봉으로 내세운 K9 자주포. 한화는 미 육군 차세대 자주포 사업의 유력 후보인 K9의 현지 실사격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사진=한화
한국 방산 수출이 올해 230억 달러(319000억 원)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우며, 세계 4위권 방산 강국 도약에 한발 다가섰다.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천궁2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등 대표 무기들이 계약 행진을 이끌었다.
지난 16(현지시각) 유라시안 타임스(EurAsian Times)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성과는 정부가 추진하는 기술 이전과 현지 생산, 인공지능 적용 같은 전략적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초대형 계약 잇따라...실적 뒷받침한 정부·기업 맞춤 지원


한국은 2022K2 전차 1000여 대, K9 자주포 648, FA-50 전투기 48대 공급을 포함한 대형 계약을 폴란드와 체결한 데 이어, 올해 67억 달러(92900억 원) 규모로 K2 전차 180대를 추가로 납품한다. 이 중 117대는 현대로템에서 생산하고 나머지는 폴란드 PGZ 업체가 현지에서 조립한다. 업계에서는 이 거래가 유럽의 무기 부족 문제를 해결하면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에 한국 무기의 신뢰성과 경제성을 선보였다고 평가한다.

지난 6월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과 71280만 달러(9800억 원) 규모로 FA-50 전투기 12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어, 동남아 최우방국과 국방 협력 관계를 강화했다.

중동 시장도 활발하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가 한국의 천궁2 방공 미사일 시스템을 32억 달러(4조4400억 원)에 구매하고, 중거리 지대공 미사일 포대 10개를 도입했다. 이 계약은 한국 방산이 중동 첨단군사 영역에 발판을 마련한 사례다. 이라크와도 2024년 말 9270만 달러(1280억 원) 규모 KUH-1 헬리콥터 계약을 체결했고, 그 외 FA-50 전투기와 이동식 방공 체계 공급 확대 협상 중이다.

국내 방산업체들은 인도, 베트남, 루마니아 등지로 K9 자주포를 수출해 영역을 넓혔다. 방산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함께 맞춤형 기술 이전, 현지 생산 협력 체계가 신흥국 방산시장 진출의 열쇠로 꼽힌다.

'세계 4대 방산국' 노리는 정부 정책, 청년세대 눈길


한국이 2027년까지 세계 방산 수출 4위에 올라가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면서, 정부는 국방 분야 연구개발에 77000만 달러(1조 원)를 투자했다. 올해 초 국방 수출을 선도할 10개 핵심 국가를 중심으로 20억 달러(27000억 원) 규모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중소 방산기업에는 최대 360만 달러(50억 원) 보조금을 지급하고,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국영 금융기관에서 자금 융자와 보험 지원을 늘리고 있다. 군수 물자 생산의 인력난을 고려해, 64시간, 연간 180일까지 특별 초과근무도 허용했다.

방위사업청 산하에는 민간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꾸려, 방산 수출 경쟁력을 키우고 미래 기술 연구를 뒷받침한다.

한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현대로템 등 국내 4대 방산업체는 올해 말까지 720억 달러(100조 원) 수주 잔고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 기업은 국내 공급을 기반으로 하면서 해외 주문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갖춰 글로벌 방산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넓히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가격·납기 경쟁력'이 수출 성장 견인


업계 관계자들은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전 세계 무기 부족 현상이 확대되면서, 한국 무기가 비용 대비 성능과 신뢰성에서 뛰어난 대안으로 부상했다고 전한다.

특히 한국은 미군과 나토군 합동 훈련을 오랫동안 해오면서 상호 운용성이 뛰어나고, 북한 위협에 대응해 실전 경험을 쌓아 신속 납품과 현지 맞춤형 생산에 강하다. 이로 인해 한 번 한국 무기를 선택한 국가는 지속 구매와 방산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락인(lock-in) 효과'가 나타난다.

시장 관계자는 "한국 무기 수출이 동유럽, 인도·태평양, 중동 지역 등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기존 서구 강자들의 공급 차질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면서 글로벌 군사력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시장 전문가들도 최근 한국 방위산업 실적이 10년 전 20~30억 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173억 달러로 빠르게 성장했고, 2027년 세계 4위 등극이 실현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이번 방산 수출 확대는 한국이 수출국을 넘어 세계 주요 무기 공급국으로 자리 잡았다는 뜻으로, 정부와 방산업계는 이를 국가 경제와 안보 전략의 큰 축으로 인식하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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