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의 중국 버전 '출발! 병간인: 왕국(冲呀!饼干人: 王国)'이 출시 1개월 만에 iOS에서만 130억원 이상의 매출을 거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 회사 전체의 월평균 매출에 맞먹는 수치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텐센트와 창유게임즈가 중국 현지 배급을 맡은 '병간인: 왕국'은 지난해 12월 28일 서비스를 개시, 5주 동안 160만회 이상 다운로드됐으며 1000만달러(약 131억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 지역 애플 앱스토어 매출만 집계한 것이다. 텐센트 마이 앱, 화웨이 앱 마켓, 탭탭 등 현지 안드로이드 마켓의 매출을 종합하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센서타워 측은 병간인: 왕국의 성공 요인으로 △캐릭터·스토리 등 서사성 △중국 문화를 반영한 세심한 현지화 프로모션 등을 지목했다. 회사가 공개한 앱 마켓 리뷰 분석에 따르면 가장 많이 언급된 키워드는 '귀여움', '사랑스러움', '독특함', '캐릭터', '스토리' 등이었다.
병간인: 왕국에선 한국 등 글로벌 버전에는 출시되지 않은 중국 오리지널 쿠키 '금계화맛 쿠키(金桂饼干)'가 업데이트됐다. 또 출시 시점에 발맞춰 중국 식품 제조·유통 업체 '왕왕(旺旺)'과의 컬래버레이션 이벤트도 전개됐다.
중국 시장에서 거둔 성과는 '쿠키런' IP를 중심으로 경영 쇄신에 나선 데브시스터즈 입장에서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실적으로 매출 1611억원, 영업손실 480억원을 기록했다. 1개월 단위로 계산하면 약 134억원의 매출, 4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병간인: 왕국'은 iOS 매출만으로 데브시스터즈의 지난해 월 평균 매출과 비슷한 수익을 거뒀다.
데브시스터즈는 2022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일곱 분기 연속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경영난의 주요 원인으로는 2021년 1월 출시된 '쿠키런: 킹덤' 이후 명확한 신작 모멘텀이 없었다는 점이 주로 거론됐다.
이에 회사는 지난해 11월 대표이사진 무보수 경영, 본사 임직원 전체 대상 희망 퇴직 프로그램 실시 등을 골자로 한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올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선 김종흔·이지훈 공동 대표는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나고 '쿠키런: 킹덤' 개발을 맡은 자회사 스튜디오 킹덤의 조길현 대표를 본사 대표로 선임할 예정이다.
회사의 2024년 라인업 또한 '쿠키런' IP가 중심이 된다. 최근 캐주얼 협력 액션 게임 '쿠키런: 모험의 탑' 글로벌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마쳤으며 올 상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외에도 퍼즐 어드벤처 게임 '쿠키런: 마녀의 성', 캐주얼 대전 액션 게임 '쿠키런: 오븐 스매시' 등으로 뒤를 받칠 방침이다.
데브시스터즈 측은 "쿠키런 IP는 2013년 이후로 1조원 이상의 누적 매출, 2억명 이상의 글로벌 이용자를 모아온 회사의 대표 브랜드"라며 "올해 다양한 쿠키런 신작 게임을 바탕으로 성장 동력 확보, 서비스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