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게임 '쿠키런' 시리즈 개발사 데브시스터즈가 경영진 대거 교체를 통한 쇄신에 나선다. 대표작 '쿠키런: 킹덤' 개발을 이끈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대표를 차기 대표로 내정하는 등 자회사 경영진을 대거 본사로 끌어올린다.
데브시스터즈는 회사 핵심 경영진 4인을 새로이 내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대표 외에도 이은지 스튜디오킹덤 공동 대표가 최고IP책임자(CIPO)를, 배형욱 오븐게임즈 대표는 최고사업책임자(CBO), 임성택 데브시스터즈 경영관리본부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을 맡을 예정이다.
새로운 경영진이 전면에 나섬에 따라 기존의 김종흔·이지훈 공동 대표는 이사회 공동 의장으로 물러난다. 정문희 현 최고재무책임자(CDO)는 사내이사만을 맡게 된다. CBO와 CIPO의 경우, 기존에는 없던 C급 경영진을 새로 둔다.
조길현 데브시스터즈 신임 대표 내정자는 "데브시스터즈에게 있어 중요한 시기에 새로운 리더십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핵심 사업과 고객 경험에 집중, 조직과 사업을 운영해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데브시스터즈의 경영진 개편은 회사의 지속적인 경영 위기를 게임 개발 실무진을 앞세워 돌파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7일, 사내 공지를 통해 "경영 위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2024년 이내 실적 턴어라운드(반등) 목표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대표이사진 무보수 경영, 본사 임직원 전체 대상으로 희망 퇴직 프로그램 등을 시행했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해 3분기까지 여섯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고 있다. 2023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매출 1233억원에 영업손실 361억원으로 2022년 1~3분기 매출 1656억원, 영업이익 33억원에 비해 매출은 25.5% 감소,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경영난의 주요 원인은 2021년 1월작 '쿠키런: 킹덤' 이후 명확한 신작 모멘텀을 갖지 못했다는 점이 거론돼왔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3년 동안 사이드 뷰 슈팅 게임 '데드사이드클럽', 캐주얼 건설 시뮬레이션 '브릭시티' 등 쿠키런 외 오리지널 IP 확보를 위한 신작을 내놓았으나, 이들은 매출에 크게 기여하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가운데 '쿠키런: 킹덤'을 전담 개발해온 스튜디오킹덤, 그 이전에 쿠키런 IP의 중흥을 이끈 2016년작 '쿠키런: 오븐브레이크'를 전담한 오븐게임즈의 대표진을 경영진으로 내세웠다. 이는 '쿠키런' IP를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취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데브시스터즈는 지난달 28일 '쿠키런: 킹덤' 중국 현지 서비스를 개시, 현지 앱 마켓 매출 톱10에 올리며 흥행의 기틀을 다졌다. 여기에 현재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진행 중인 캐주얼 협력 액션 게임 '쿠키런: 모험의 탑', 퍼즐 어드벤처 게임 '쿠키런: 마녀의 성' 등을 연내 출시해 그 뒤를 받칠 계획이다.
경영진 교체에 관해 데브시스터즈 측은 "각 분야에서 쌓아온 차별적인 역량과 경험을 통해 상호 시너지를 내는 한 편 이사회는 새로운 경영진의 의사 결정을 적극 지지, 지원할 것"이라며 "실무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효율적이고 기민한 의사 결정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